"찬양, 개인적인 위로 차원 넘어 주님의 뜻 발견해야"

유영대 2021. 12. 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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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신앙] 데뷔 30년 차 복음가수 김도현
데뷔 30주년을 맞은 복음가수 김도현씨가 3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문화공간 ‘나비공장’에서 건반을 치며 환하게 웃고 있다.


CCM ‘성령이 오셨네’를 부른, 올해 데뷔 30주년 복음가수 김도현(50)씨는 3일 한국교회 찬양에 대해 “악기와 기교 면에서는 상당한 수준이지만 찬양이 원래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면이 무엇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편에 나오는 다윗의 시나 찬양은 단순한 노래가 아닙니다. 내용을 보면 시대를 향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예전적 말씀이지요. 이것은 오늘 한국교회가 추구해야 할 찬양 사역의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그는 “찬양의 역할이 찬양을 부르는 사역자나 청중의 감정적 정서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준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했다. 또 “개인적인 위로 차원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하나님 앞에 믿음으로 서는 거룩한 예배자로 돌이키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대중 예술인, 속칭 ‘크리스천 연예인’을 더 선호하면서 찬양 사역자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고 있다”면서 “그럴수록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믿음의 선배들이 만들어 온 전통과 가치를 지키는 일 또한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나비공장(nabigongjang.com)에서 그를 만났다. 그가 공동 운영자로 있는 문화공간이다. 이곳에서 그는 후배들을 양성한다.

나비공장의 뜻을 물었다. “나비(Nabi)는 히브리어로 선지자를 가리키고, 공장(工匠)은 장인(슥 1:21)을 뜻해요. 하나님의 음성을 전하는 선지자와 같은 장인, 하나님이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내려는 예술가로서의 바람을 담았어요. 나비공장은 공간이자 사역의 형태이죠.”

5집 앨범 표지


그는 데뷔 30주년 기념으로 새 앨범 ‘지금 이 순간에’를 냈다. 그동안 작사·작곡한 20곡을 편집한 5집 앨범이다.

김도현은 휘문중·고등학교를 나와 서울 광진구 장로회신학대 교회음악과를 중퇴하고 주찬양선교단을 비롯해 찬양 사역을 계속하고 있다.

그는 온누리교회에 출석한다. 중학교 2학년 수련회에서 방언을 받고 주님을 영접했다. 어릴 때 피아노를 배웠던 그는 기독교음악이 좋았고 복음성가 가수로 발을 내디뎠다.

한때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음악가, 사역자 어느 쪽에서도 빛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 절망 중에 만든 찬양이 바로 ‘성령이 오셨네’라고 고백했다.

“인생이 점점 허무해지는데 성경을 읽었죠. 요한복음 14장 18절 ‘내가 너희를 고아와 같이 버려두지 아니하고 너희에게로 오리라’는 말씀이 눈에 띄었어요. 이 말씀은 하나님이 주시는 명령처럼 마음에 깊이 와닿았어요. 이내 ‘성령이 오셨네’ 곡을 만들었고 한국교회에 널리 알려지면서 많은 이에게 위로와 힘이 됐습니다.”

그는 오는 11일 오후 3시30분과 7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제이시시(JCC) 아트센터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공연을 한다.

그는 애초 30년 기념도 앨범도 음악회 계획도 하고 있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찬양 사역자라는 위상은 없어진 지 오래고 음반을 내도 판매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코로나19 시대, 마음껏 예배 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오고 한국교회에 마치 겨울과 같은 분위기를 느꼈다.

김도현씨가 국민일보와 인터뷰한 뒤 기도하는 모습.


“기도하는 가운데,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찬송을 기쁨으로 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는 힘을 내 작업했다. 아무도 듣지 않고 아무도 보지 않는 상황이 오더라도, 열심히 찬양하고 노래하리라. 그것이 하나님이 주신 사명이라 생각했다.

“당당하고 굳건하게/아랑곳 않고 찬란하게/삶을 살아낼 지혜의 노래를” 자신이 작사·작곡한 노래 ‘겨울’의 노랫말처럼 그런 삶을 살아내는 올곧은 크리스천이 되고 싶은 게 그의 소망이다.

그는 “제겐 일상이지만 많은 분이 제 찬양을 들으시고 은혜와 감동을 받았다고 말해 주실 때 복음 가수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간증했다.

“하나님 나라의 풍경을 노래하고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부를 수 있는 찬양을 만들고 싶습니다. 더 노력해야죠. 기도와 관심 부탁드려요.”

글·사진=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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