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단순 변비인 줄 알았는데..'선천성 거대결장증' 주의보

나건웅 2021. 12. 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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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거대결장증'은 선천적으로 장운동 기능이 떨어진 탓에 항문 쪽으로 대변을 밀어내지 못하는 병이다. 주로 영유아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질환으로 변비, 구토, 복부팽창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고대안산병원 제공)
‘선천성 거대결장증’은 선천적으로 장운동 기능이 떨어진 탓에 항문 쪽으로 대변을 밀어내지 못하는 병이다. 주로 영유아에게서 자주 발견되는 질환으로 변비, 구토, 복부 팽창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장은 수축과 이완 운동을 통해 음식물을 이동시킨다. 이때 중요한 것이 바로 ‘장관신경절세포’다. 태아 때 신경의 토대가 되는 세포가 입 부근에서부터 소장, 대장 등을 지나 항문 쪽으로 이동하면서 각 기관 순서에 따라 장의 말단 부위까지 장관신경절세포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특정 부위에서 세포 형성이 중단되면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무신경절이 생긴다. 이 무신경절의 약 80%가 주로 대장의 끝부분인 결장에서 나타난다.

신경절세포가 정상적으로 분포돼 있는 부분에서는 음식물이 잘 이동한다. 하지만 무신경절에 다다르면 더 이상 이동하지 못하고 정체돼 계속 쌓인다. 이처럼 쌓이기만 하고 배출을 하지 못하면 해당 부위 상부 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거대결장 증상을 유발한다.

선천성 거대결장증은 약 5000명 중에 1명꼴로 발병한다. 태어나기 전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 출생 후 장운동이 시작되면서 증세가 나타난다. 보통 24시간 이내에 태변이 배출되지 않거나 구토와 함께 복부가 팽창하면 선천성 거대결장증을 의심해야 한다. 또 출생 직후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생후 3개월 전후에 지속적인 변비, 녹색의 구토, 복부 불편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오채연 고대안산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병변 부위가 짧은 경우 2~3세가 돼서도 거대결장증이 나타날 수 있다. 변비 증상이 경미할 경우에는 적은 횟수라도 대변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심한 변비로 치부해 병을 키우기 쉽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가스와 변 등이 장에 지속적으로 쌓여 세균 증식과 함께 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하면 패혈증으로까지 진행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선천성 거대결장증이 의심되면 복부 X-선 검사, 대장조영술 등을 통해 소장과 대장의 상태를 확인한다. 만약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있는 부위가 확인이 된다면 직장조직검사를 실시한다. 항문을 통해 직장 부위에서 조직을 일부 채취해 신경절세포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 방법이다. 해당 부위에 신경절세포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선천성 거대결장증을 확진할 수 있다.

치료에는 수술이 필수적이다.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병변 위치와 길이, 환자의 상태 등을 고려해 수술을 시행한다. 신경절이 없는 부위를 절제해 다른 부위와 연결하는 수술이다. 무신경절 위치가 결장에 위치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보통 한 번의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무신경절 위치가 결장이 아닌, 그보다 위쪽에 위치하면 수술이 좀 더 복잡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두 번 이상 수술할 수도 있다.

오채연 교수는 “선천성 거대결장증은 수술도 중요하지만, 수술 후 배변장애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수술로 완치됐다 해도 정상적인 아이들에 비해서 변지림이나 변비가 잘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후에도 정기적으로 외래를 통해 전문의와 상담을 받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나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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