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 자라는 우리 아이..혹시 성조숙증?

나건웅 2021. 12. 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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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계식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성조숙증’으로 고민하는 아이와 부모가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조숙증 연간 진료 인원은 2013년 6만6300명에서 2020년 13만6000명까지, 7년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보통 여아는 만 8세 이전 유방 발달, 남아는 9세 이전에 고환 크기가 커지면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같은 연령 소아에 비해 지나치게 빠른 성장과 2차 성징을 보이는 경우에도 진료가 필요하다.

성조숙증은 특별한 원인을 찾기 힘든 경우가 많다. 다만 과잉 영양이나 체지방량 증가, 환경호르몬, 내분비 교란물질 등이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너무 빨리 자라는 아이에게서 젖멍울이나 고환 크기 변화가 생기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성조숙증은 크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뉜다. 유전적 인자는 상당히 많은 유전자가 관여하는 다인자적 질환으로, 아직 밝혀야 할 부분이 많다. 환경적 인자로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과 체지방의 증가, TV와 스마트폰을 통한 성적 자극 노출의 기회 증가, 환경오염으로 인한 환경호르몬 증가, 내분비계 교란물질 증가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심계식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초경이 너무 빨리 시작된 여아는 청소년기 조기 임신, 성적 학대, 행동 장애, 불안 등의 사회 심리적 문제를 가져올 위험성이 있을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또 성호르몬 증가로 조기에 성장판이 폐쇄돼 키가 잘 자라지 않을 수도 한다.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면 성인이 되었을 때 고혈압, 비만, 2형 당뇨병 등 대사질환 위험도가 증가하며 유방암 발생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성조숙증이 의심되면 2차 성징 발생 시기, 사춘기 진행 속도, 출산력, 약물 투여 유무, 가족력, 성장 속도 등을 확인한 후 키와 체중을 측정하고 진찰을 통해 성 성숙도를 평가한다. 이후 혈중 성선자극호르몬, 성호르몬 농도 검사와 함께 왼쪽 손 엑스레이 검사로 골연령을 측정해 실제 연령과 비교한다.

성조숙증 치료에는 보통 생식샘자극호르몬 방출을 막는 약물이 쓰인다. 4주마다 1회, 3개월마다 1회, 6개월마다 1회 주사하는 다양한 주사 제형이 개발돼 있으며, 상태와 병원 내원 빈도 등에 따라 주사제를 선택하게 된다. 치료하면서 주기적으로 성장 속도, 사춘기 진행 속도, 골연령, 혈액 내 성호르몬 억제 정도, 약물 부작용 여부 등을 평가해야 한다.

생활 습관 개선도 중요하다. 서구화된 육식 위주의 식사,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등은 체지방 증가는 물론 환경호르몬이나 내분비 교란물질에 노출 가능성도 있는 만큼 지양해야 한다. 대신 채식, 잡곡밥 등의 섬유질이 많은 식사와 함께 균형 잡힌 영양소의 섭취가 필요하다. 또한 유산소 운동과 적절한 체중 관리, 규칙적인 생활, 조기 수면,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 시간 감축을 권한다.

심계식 교수는 “성조숙증 치료 시 키 등 신체 성장이 더뎌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많다. 치료하는 동안에는 성장 속도가 감소하지만 성장판 조기 폐쇄를 방지해 성장할 수 있는 전체 기간이 늘어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키가 더 커진다”고 설명했다.

[나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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