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령이 청와대로 간 이유_요주의 여성 #39

김초혜 2021. 12. 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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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뭔가를 얻는 여자는 없다고, 이 나라엔."
〈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의 김성령
〈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포스터
2021년 막바지,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꼽을 작품을 만났습니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이하 〈이상청). 이 작품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요. 갑작스레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정치가 이정은(김성령)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 바로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온갖 정치적 이슈와 현상을 반영한 블랙코미디이며, 김성령과 배해선이 그려낸 ‘힘 있는’ 여성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단 배꼽 빠지게 웃긴다니까요!
「 #리얼해도 너무 리얼해 」
〈이상청〉의 정치 풍자는 여당 야당, 보수 진보를 가리지 않습니다. 비단 정치 뿐 아니라 성폭력, 불법 촬영, 주식 열풍, 아이돌 산업, 가짜 뉴스 등 우리 사회의 시끄러운 면면을 소재로 삼고 있죠. 1화에서 ‘손병호 게임’을 통해(다주택, 위장전입, 아들 군면제 등) 문체부 장관 후보를 추려내는 장면에서부터 웃음 폭발.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 경제 할렐루야”를 외치는 개신교 목사, 찌질하고 허세 가득한 진보 지식인에 대한 소름 돋는 묘사라니! 이후에 메타버스를 통해 1등 IT 업체 대표와 비밀 회동을 하는 장면에서는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고 할까요. 체육계 성폭력을 막기 위한 ‘체수처’ 설립을 둘러싼 소동은 단지 웃고 넘어가기엔 너무나도 현실적이죠. 신문이나 뉴스에서 봤던 익숙한 풍경이 드라마라는 허구 세상에 재현되는 걸 보자니, 현실의 아이러니함이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 #멋져도 너무 멋져 」
〈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 의 김성령
〈이상청〉을 연출한 윤성호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골때녀〉 〈스우파〉를 잇는 여성 서사가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이상청〉은 강한 여자들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에 군대까지 다녀온 초보 정치인 이정은을 현실감 있게 표현해낸 김성령 배우. 윤성호 감독과는 두 번째 만남으로, 과거 함께 했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미코’ 출신의 우아한 배우였던 김성령의 색다른 매력을 끄집어준 작품이죠. 처음에는 어리숙해 보였으나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강단 있는(야망을 품은)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이정은 캐릭터는 김성령 배우의 또 다른 ‘터닝 포인트’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 의 배해선

야당 중진 의원 차정원을 연기한 배해선 배우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도 인상적입니다. 이번 드라마 최고의 명대사 중 하나가 바로 그의 입에서 나오죠. "쉽게 뭔가를 얻는 여자는 없다고, 이 나라엔." 구태의연한 남자들의 세계에서 ‘실소’를 감추고 반격을 도모하는 여자들. 쪼잔한 남자들을 향해 “조금이라도 늠름해지자”(12화에 등장하는 또 다른 명대사!)는 일침을 던지는 이 투철한 직업인들의 모습이 통쾌함을 선사합니다.

「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 해야 할까 」
드라마를 보며 한바탕 깔깔대고 웃고 난 뒤에는, 어쩔 수 없이 씁쓸함이 남습니다. 이렇게 웃기고 어이없고 아이러니한 세상이 바로 우리가 있는 현실이니까요. 얼떨결에 장관이 된 이정은이 정치인으로 각성하는 게 〈이상청〉 1시즌의 끝이라면, 2시즌은 청와대로 전진하는 대권주자 이정은을 보게 되겠죠.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100일 앞 둔 시점, 〈이상청〉을 보면서 ‘정치’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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