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의 현대 문명을 뛰어넘는 성찰의 문

2021. 12. 3.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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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을 했으나 20여년간 라디오 인터넷 DMB IPTV 등 다양한 미디어 관련 일을 했습니다.

현재 여가(Leisure) 및 미디어 관련 강의와 일을 하는 저는 정체성이 모호한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공간의 사물을 위해 일하고 시간을 사용하지만, 하나님은 시간 특히 안식일에 천지인(天地人)이 함께 누리는 창조 질서의 신비 그리고 이 땅에서 경험하는 천국을 숨겨두었다고 얘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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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책] 안식(아브라함 헤셸 지음/복있는사람)


신학을 했으나 20여년간 라디오 인터넷 DMB IPTV 등 다양한 미디어 관련 일을 했습니다. 현재 여가(Leisure) 및 미디어 관련 강의와 일을 하는 저는 정체성이 모호한 사람입니다. 융·복합적 활동을 한다지만, 현실은 좌충우돌 노마드의 일상입니다. 이 불안정한 현실이 주는 작은 유익이라면 긴장감이라 하겠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왜 그럴까. 성경은 뭐라 말씀하시는가. 삶의 질문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헤셸의 ‘안식’은 중년에 학위를 마치고 큰 수술과 사업 실패라는 삶의 위기에서 만났습니다. 위기를 추스르고 갈증을 해소하는 한 그릇의 생수였습니다. ‘안식’을 만날 무렵부터 여가 연구자로 즐거이 시작한 활동이 골목길 순례입니다. 일상의 시간을 편집하고 골목길을 걸으며 퇴화한 영적 감각을 일깨우며 역사의 터무니를 온몸으로 느끼고자 한 것은 ‘안식’에서 발견한 영감인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안식’에 담긴 신학적 통찰과 시적인 메시지는 신앙인이자 여가 학자로서 직면하는 여러 문제를 성찰하게 돕는 텍스트입니다.

“시간을 공간과 맞바꾸는 자가 영원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시간을 영으로 채울 줄 아는 자가 영원을 획득한다.”

헤셸은 ‘이미와 아직’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해오던 ‘하나님의 나라’를 시간과 안식일 영성으로 풀어줍니다. 안식일(주일)은 율법(주일성수)으로 존재하기보다는 이 땅에서 영원한 천국을 경험하는 하나님의 선물임을 제시합니다. 하나님의 현존을 경험하는 것은 자연이나 장소가 아닌 안식일임을 다양한 비유와 설명으로 통찰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공간의 사물을 위해 일하고 시간을 사용하지만, 하나님은 시간 특히 안식일에 천지인(天地人)이 함께 누리는 창조 질서의 신비 그리고 이 땅에서 경험하는 천국을 숨겨두었다고 얘기합니다.

우리는 안식일을 평일을 위한 휴식의 날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헤셸은 6일간의 평일이 일곱째 날인 안식일을 위해 있고, 안식일이 삶의 부차적인 요소나 막간이 아닌 중심이며 절정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는가는 안식일이 우리에게 어떤 날이 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합니다.

메타버스의 공간과 디지털의 시간이 현실과 상호작용하는 오늘, 현대 문명이 주는 피로감을 쉼과 여가에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많으나 대부분 실용적 필요나 합리적 대안을 찾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헤셸이 제시한 ‘안식일 영성’은 시간 공간 인간의 관계성에 머물지 않고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 영원으로 연결되기에 ‘문명을 뛰어넘는 기술’이라고 부릅니다. ‘안식’이 출간된 지 70년, 마르바 던, 헨리 나우웬, 월터 브루그만 등 많은 신학자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안식’은 우리가 직면한 위드 코로나의 문명을 뛰어넘는 새로운 성찰의 문을 제공할 것입니다.

옥성삼 박사 (감리교신학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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