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 감별사 나선 김용민..'이재명 도운 순위'로 與 의원 줄세우기 논란
〈열심히 SNS에 글을 올려 이재명 후보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 순서대로 21명〉
진성준ㆍ김남국ㆍ조정식ㆍ강선우ㆍ소병훈ㆍ양이원영ㆍ문정복ㆍ박주민ㆍ최기상ㆍ윤후덕….
〈이재명 후보에 도움 될만한 SNS 글이 적게 올라온 순서대로 80명〉
김민기ㆍ김민철ㆍ김수흥ㆍ김정호ㆍ김진표ㆍ맹성규ㆍ박광온ㆍ송갑석ㆍ송기헌ㆍ안규백….
‘나는 꼼수다’ 멤버 출신인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진명(眞明, 진짜 이재명) 감별사’를 자처하며 2일 페이스북에 올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명단이다. 2015년 새누리당에 등장했던 ‘진박(眞朴, 진짜 박근혜) 감별사’보다 더 노골적으로 줄을 세웠다. 민주당 의원 169명 중 공직선거법상 선거 운동이 금지되는 국무위원(장관)을 제외한 전원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선 후보에 도움되는지, 안되는지 순위를 매겼다.
김씨가 밝힌 기준은 이렇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나온 개별 민주당 의원의 공식 페이스북ㆍ트위터ㆍ인스타그램 계정”을 대상으로 “여기 나온 게시물 수를 모두 합해서 순위를 매겼다”고 한다. 체크하는 게시물의 요건으론 ▲이 후보 선거운동은 물론, 글 중에 이 후보의 사진이 있거나 언급된 것 ▲이 후보가 언급되지 않더라도 윤석열 후보에 대한 비판과 지적이 있는 것을 꼽았다.
본인이 국회의원을 상대로 순위를 매기는 이유로는 “의원들의 SNS는 만인에게 전파되는 정치적 효능감이 높은 스피커인데, 대선 후보 선거를 위해 활용하지 않거나 아예 계정을 갖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비단 본인이 아니라 비서진을 통해서도 할 수 있는 일인 만큼 의지의 문제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의원들에 대해 “다른 여러 방식으로 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위해 기여했을 수 있으므로, SNS 활동만을 다룬 이 결과를 근거로 개별 의원에 대해 과도한 비난은 삼갔으면 한다”면서도 “필요하다면 1월 말쯤 또 한 차례 조사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위 80위, 특히 단 한 건도 글을 올리지 않는 의원들의 개선 노력을 부탁드린다”라고 썼다.
글의 말미에 그는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적어놓곤 “상기 내용에 대해 이의 또는 문의가 있으시면 문의하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혹여 오류가 있을 수 있는 만큼 확인될 때엔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그의 페이스북 글 밑엔 “캡처해서 외워놔야겠다” “0회 올린 사람 중에 이낙연계가 많다” “버러지 xx들..갈아 마셔야..” 같은 지지자들 댓글이 달렸다.
진보 유튜버 2위 김용민 예고 후 당내 ‘독후감 인증’ 릴레이
앞서, 김씨는 이 같은 순위 발표를 지난달 16일에 처음 예고했다. 당시 페이스북에 “많은 수의 의원님들이 열심히 민주정부 재창출을 위해 애쓰시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은 의원님들 때문에 지지자들의 힘이 많이 빠진다”며 이같은 기획을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에도 재차 “저는 선대위 임명장 한장 없는 일개 ‘백성’ 즉 시민으로서 국회의원에 대한 모니터링이란 점을 감안해주시기 바란다”는 주장을 했다.
김씨는 김어준씨와 함께 진보 진영에서 목소리가 큰 인사다. 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김용민TV’의 구독자는 52만명으로, 김어준씨의 딴지방송국(87만명)에 이어 진보 진영 유튜브 채널 중 2번째로 구독자가 많다. 지난 경선 과정에서부터 이 후보에게 우호적인 방송을 이어왔고, 이 후보도 지난 7월 김용민TV에 출연했었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이 후보와 관련된 책을 읽고 소셜미디어에 ‘인증 독후감’을 남기는 일이 유행처럼 번졌다. 송영길 대표는 지난달 19일 페이스북에 “이재명을 공부해달라”며 이 후보의 자서전 『이재명은 합니다』를 읽는 모습을 올렸다. 이후 다른 의원들도 『인간 이재명』을 읽었다는 내용을 연이어 페이스북 등에 올렸다.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이 후보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바꾼 의원들도 많았다.
당내 희비 “김씨 스스로 권력화”…“뭐가 문제?”
결국 김씨가 실제 순위를 공개하자 당내에선 반응이 엇갈렸다. 상위 21인에 오른 박용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는 김씨를 좋아하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며 “이런 일은 김씨 스스로를 권력화하고 민주당 의원들을 근거 없이 비난하게 하고 민주당의 분열을 가져올 것이며 이 후보에게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비판 글을 올렸다. 하지만 또 다른 상위 21인에 오른 한 의원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시민이 주권자로서 자유로운 활동을 하는 것이 뭐가 문제냐”라고 말했다.
하위 80인에 꼽힌 의원들은 불쾌감을 내비쳤다. 한 중진 의원은 “김씨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일을 벌이는지 모르겠다”며 “SNS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건 선거운동의 ㅅ자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 의원은 “미친 짓엔 대응도 하기 싫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여론조사업체 에스티아이의 이준호 대표는 “김씨의 행동이 지지층 결집에야 도움이 되겠지만, 일반 중도층이 보기엔 그리 긍정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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