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 떠난 인천공항 빈자리, 하루 8787t의 화물이 채웠다

이수기 2021. 12. 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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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김경욱 사장 간담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지만, 취급하는 화물의 양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과 항공사들이 여객 수요 부진의 타개책으로 화물 운송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이다.

김경욱(55)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로나의 영향이 지속한 탓에 과거 하루 20만명에 달했던 여객은 올해 일평균 8358명 선으로 줄었지만, 취급 화물 물동량은 일평균 8787t으로 지난해보다 14% 늘었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의 화물처리량은 올해 약 320만t으로 역대 최대치다. 덕분에 인천공항 개항 이래 누적 화물처리량은 5000만t을 넘어섰다.

김 사장은 “트래블버블 실시 등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항공기 운항편 수 역시 약 12만 편으로 지난해보다 19% 정도 줄었다”고 했다. 하지만 여객 수는 조금이나마 회복세가 뚜렷하다. 지난달 일평균 여객 수는 1만19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413명)의 두 배가 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김경욱 사장. [사진 인천국제공항공사]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다지만, 코로나19의 그늘은 짙었다. 인천공항은 올해 7614억원가량의 당기순손실을 볼 것이란 예상이다. 매출은 4905억원에 그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인천공항의 매출은 2조8266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4단계 건설 본격화 등 돈이 들어갈 곳은 더 늘었다. 사정이 이러니 2019년 30% 선이던 부채비율은 2021년 68%가 됐다.

인천공항 연도별 운송실적.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하지만 김 사장은 “내년의 여객 수요는 약 2200만~3477만명 정도가 될 것 같다”며 “예측하기 어렵긴 하지만 내년 말 정도면 월 기준으로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어려운 한때를 겪고 있지만, 성과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은 지난 3월 6000억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바탐 공항 민관 협력 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국내 개별 공항이 처음으로 해외공항의 운영과 개발사업에 진출에 성공한 사례다.

인천공항은 또 현재 인도네시아 롬복 공항과 필리핀 일로일로·팔라완 공항의 민관 협력 개발 사업 참여를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인천공항 내에 미술품 등 보관을 위한 약 2만평 규모의 수장고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김 사장은 “인천공항이 문화예술공항으로 거듭나는 데 필요한 실마리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행 면세 한도 시대착오적” 정면 비판


그는 “2022년까지는 영업적자가 발생하겠지만, 2023년쯤부터는 다시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의 어려움보다는 현행 면세 한도를 개선하는 등 미래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내국인의 면세 한도는 600달러(약 70만4500원)다. 그는 “일부에서 국민 간 위화감을 이유로 면세 한도를 고집하고 있는데, 내국인은 사실상 시계나 가방 등은 사지 말라는 것으로 매우 시대착오적”이라며 “면세 한도는 적어도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리고 구매 한도는 철폐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인천=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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