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상풍력이 만든 수소, 日탄소중립 도울 것..비용 3분의 1"

강찬수 2021. 12. 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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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동부 푸젠성에 있는 해상 풍력 발전 단지. 신화=연합뉴스

중국 연안의 해상 풍력을 통해 생산한 수소가 2050년 일본의 탄소 중립을 달성하는 데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생산량이나 비용 측면에서 일본 정부가 계획한 목표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나 2050년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 수소 에너지 이용을 담고 있는 한국도 '중국 해상 풍력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버드 대학과 중국 산둥대 등의 연구팀은 최근 국제 과학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중국 해상 풍력을 통한 수소 생산과 일본 공급 원가 경쟁력'이란 논문을 게재했다.

수소는 중공업이나 장거리 운송 등 전기화되기 어려운 분야의 탈탄소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철강과 같은 산업 분야에서 탄소 제로 공급 원료로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2050년 일본 수소 수요는 2000만 톤


지난 9월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수소 모빌리티 로드쇼'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연구팀은 논문에서 일본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방안에 담긴 수소에너지 확보 계획을 소개했다. 일본의 현재 수소 수요는 연간 130만 톤으로,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300만 톤, 2050년까지 연간 2000만 톤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는 2050년 기준으로 일본의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최대 20%를 차지할 수 있는 양이다.

연구팀은 일본의 경우 연안 수심이 급격히 깊어지는 데 비해 중국의 경우 배타적 경제수역 가운데 수심이 60m 미만인 해역이 넓어 해상 풍력에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연안의 해상 풍력 잠재력은 12 페타와트·시(Peta Watt hour, 1페타와트=10의 9승 메가와트(㎿)), 즉 12억㎿에 해당한다.

중국 남동부 푸젠성 푸칭의 풍력 발전 단지에 작업자들 해상 풍력 터빈을 설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러한 해상 풍력 발전으로 수소를 생산, 일본에 공급할 경우 2030년에는 수소 1㎏당 2달러로 300만 톤, 2050년에는 ㎏당 1.8달러로 2000만 톤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이 같은 가격은 일본 정부가 목표로 정한 가격인 2030년 ㎏당 3달러, 2050년 ㎏당 2달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일본 국내에서 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할 경우 2030년 ㎏당 6달러가 예상된다.


㎏당 1.8달러 수준에서 공급 가능


자료: Nature Communications, 2021
연구팀은 해상 풍력에서 얻은 전력으로 바닷물을 담수로 만들고, 이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것을 가정했다.

또, 수소는 암모니아로 전환한 형태 혹은 수소를 톨루엔과 결합한 메틸시클로헥산(MCH) 같은 화학적 운반체 형태로 일본에 배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시스템이 2030년까지는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은 잠재적인 해외 공급원에는 호주·뉴질랜드·브루나이·사우디아라비아·노르웨이 등에서 일본으로 수입할 경우 2030년 예상 수입 비용이 녹색 수소의 경우 ㎏당 3~4달러, 청색 수소는 ㎏당 3~7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녹색수소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 없이 생산한 수소를, 청색수소는 석탄 등에서 수소를 추출하고 이때 나오는 부산물인 CO2를 포집·격리하는 경우를 말한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 결과는 2050년 일본이 목표한 연간 2000만 톤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 경쟁력이 있는 녹색 수소를 중국이 공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일단 중국 측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바탕으로 분석했지만, 중국과 일본 투자자가 협력해서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며 "2019년 일본이 개발·진수한 액화수소선을 바탕으로 일본이 수소 운송을 주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수요는 2050년 2290만 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7일 인천광역시 서구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공장 투자 예정지에서 열린 수소경제 성과 및 수소 선도국가 비전보고에서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번 연구는 일본 측 전문가도 자문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 하버드 대학의 중국계 전문가와 중국의 연구진이 주도했다.
이는 중국 해상 풍력 발전에 필요한 투자 자본의 일부를 일본이나 한국에서 조달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중국 연안에서 해상 풍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전력의 양은 미래 중국의 전력 수요와 수소생산을 충족하기에 충분하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일본의 수소 공급은 전체 사용 가능한 에너지의 10% 미만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또 "일본과 마찬가지로 국내 재생에너지 자원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수소에 상당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한국에도 유사한 시장이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10월 확정한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서는 연간 92만 톤,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는 연간 2190만~2290만 톤의 수소를 수입해 충당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막대한 수소를 해외에서 들여오기로 한 만큼 한국도 중국 해상풍력에 관심을 가질 이유는 충분한 셈이다.

제1차 수소 경제 이행 기본계획 주요 내용. 산업통상자원부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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