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타짜' 이채영 "아쉬움 있었지만, 계속 도전하는 배우 되고싶어"

박상우 2021. 12. 2. 13: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우 이채영이 새 영화를 촬영하고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영화 '여타짜(이지승 감독)'를 통해 '강릉' 이후 한달도 안돼 스크린에 컴백한 이채영은 주인공 미미 역을 맡아 '강릉'의 조연 때와는 전혀 다른 비중 있는 역을 연기했다.

특히, 미미의 복수를 도와주는 타짜 오자와(정혜인)와 로맨스 라인까지 구축하며 새로운 연기에 도전, 늘 센 캐릭터에게만 익숙했던 이채영에게는 사뭇 다른 도전이었다.

90년대 탄생한 원작 만화의 성적인 장면을 최대한 덜어내면서, 2021년 버전으로 재해석해서 연기하려 했다는 이채영.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나름대로 무게감 있는 연기를 보여주며 배우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간 '섹시 이미지, 센 이미지'로 굳어졌던 자신에 대한 선입관을 극복하고 싶었다는 이채영은 앞으로 '파이란' 같은 가슴 진한 로맨스물까지 예고하면서 배우로서의 꿈을 진지하게 키웠다.

-촬영을 마친 소감이 어떤가. "영화를 처음 봤을 때 아쉬운 부분도 있었고, 좋았던 부분도 있었다. 현장에서 모니터링하면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많이 보이더라.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감정이었다. 극중 미미가 가족 사고를 당하고 나서 도박장으로 가기까지의 감정이 급해보였다. 아무래도 오락영화이고, 속도감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된 것 같다."

-연기와 영화의 완성도를 점수로 매길 수 있는가. "내 연기와 영화의 완성도 모두 7.5점 드리겠다. 2.5만큼 더 채울 게 남아있는 것 같다. 그래도 뿌듯한 면이 있다면 아무래도 시간과 예산에 비해서 즐겁게 그리고 재밌게 만든 것 같다."

-'타짜'라는 성공한 영화가 있었던 만큼 부담감도 컸을텐데. "부담 안 됐다면 거짓말이다. 워낙 대작이고 모두가 사랑하고, 역사에 남을 만한 작품이지 않나. 그래도 '여타짜'도 원작 만화가 따로 있고, 엄연히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에 '타짜'와 곧바로 비교할 순 없다고 생각한다. 여자가 주인공이고, 여러 면에서 다른 영화다."

-극중 동성 로맨스가 있다. 연기한 소감은 어땠는가. "나도 모르는 내 정체성이 새롭더라. 좋은 경험이었다. 일단, 극중 미미가 오자와(정혜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깊이 고민해 봤다. 오자와는 초라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더 당당한 척 하는 인물이다. 그런 오자와한테 연민의 감정 또는 동료애 같은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사랑이기도 하지만 그 전에 인간애, 휴머니즘의 감정도 컸다. (웃음) 무엇보다 상대역인 정혜인이 너무 잘생겼다."

-원작에는 선정적인 장면도 많은 것으로 아는데. "맞다. 만화에는 90년대의 정서가 있다. 아무래도 성적인 장면도 많은데, 최대한 현시대에 맞게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그렇다고 원작의 기본 캐릭터를 깨고 싶진 않았다. 김세영 작가님이 만든 이야기의 맛도 살려내면서, 다르게 표현했다. 예를 들어 원작에는 미미가 치마를 들추는 성적인 장면이 있었는데 2021년도에 맞게 절제했다."

-도박물인 만큼 카드 기술 같은 것들을 연습했나. "원래는 카드게임을 전혀 몰랐다. 족보도 몰랐고, 개념 자체도 전혀 몰랐다. 이번 기회에 공부를 하게 됐는데, 새로운 세계였다. 훌라, 홀덤, 세븐카드 등등 다 처음 들어봤다. 내용을 알아야 긴장감을 살릴 수 있으니까 그 세계에 대해 공부했다. '도박사'라는 책도 읽으면서 실제 플레이어들의 심리를 알아봤다. 프로들의 플레이 장면도 많이 모니터링했다."

-최근 '강릉'에 이어 '여타짜'는 이미지가 또 다르다. 의도적으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건가. "이전에는 무겁고 강렬할 캐릭터를 많이 했다. 앞으로는 코믹한 부분도 보여드리고 싶다. 그리고 지금은 액션에 도전을 해보고 있는 중이다. 내가 가진 피지컬을 잘 활용해서 멋진 액션 해보고 싶다. 물론 달달한 로맨스도 해보고 싶다. 하나에 갇히지 않고 여러 이미지에 도전하고 싶다."

-로맨스에 대한 갈증이 있는가. "그렇다. 아무래도 센 이미지의 강렬한 캐릭터만 해와서 그런지 로맨스 연기를 할 기회가 많이 없었다. 최근에 영화 '파이란'과 '연애,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다시 봤다. 두 영화에 나오는 사랑이 방식은 다르지만, 정말 지독한 사랑이더라. 죽기 전에 그 영화들에 나오는 인물들처럼 아무 조건 없는 사랑 연기해보고 싶다."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내가 키도 크고 목소리가 저음이라서 그렇지 사랑스러운 매력이 사실 많다. 난 작은 것에 행복해하는 사람이고, 행복지수도 높다. 애교도 많다. 이 정도면 엄청 사랑스러운 것 아닌가."

-과거 한 예능에서 '섹시한 이미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인가. "(웃음) 배부른 소리였다. 지금 내 나이가 서른다섯이다. 지금은 섹시하게 봐주시면 너무 감사하다. 어릴 때는 그런 이미지가 되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유교걸이기도 했고. 지금 내 나이대는 섹시해져도 될 때다. 원숙하고 깊이 있게 익어있는 느낌을 섹시함이라고 한다면, 너무나 가지고 싶은 이미지다."

-앞으로 활동 목표 같은 것들이 있을까. "나한테 센 이미지가 많이 쌓인 것 같다. 아쉽다. 그래도 내 필모가 쌓아온 한 부분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앞으로 내가 쌓아갈 이미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극이든, 배우든 반전이 필요하다. 반전의 모습 보여드리겠다. 앞으로 만들어 갈 내 모습은 나 역시도 기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요새 다른 예능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고 열심히 하고 있는 것들이 많다. 배우로서 욕심도 많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할 계획이다. 좋은 배우,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인간이 되겠다. 지켜봐 달라."

박상우 기자 park.sangwoo1@joongang.co.kr 사진=sidusHQ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