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은 '면성애자'다..6년연속 뽑힌 서울 칼국수 맛집 3곳은?

레스토랑 안내서 『미쉐린 가이드』는 한국에 처음 진출한 2017년부터 '면성애자'라는 말을 들었다. 면 사랑이 유별나서였다. 최근 발표한 2022년 서울편도 어김없었다. 이번에 선정된 서울 식당 169곳 중에서 음식 평균값이 4만5000원 이하인 ‘빕 구르망(Bib Gourmand)’ 식당이 61곳인데 냉면(6곳), 메밀국수(3곳), 소바(3곳), 라면(2곳) 등 면 요리 전문점이 즐비했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나는 계절, 칼국숫집이 유독 눈에 띄었다. 『미쉐린 가이드』가 선택한 칼국숫집은 모두 세 곳이었다. 세 집 모두 2017년부터 6년 연속 선정됐다. 흥미로운 건, 세 집의 칼국수가 제각각이었다는 사실이다. 육수는 물론이고 면발의 질감, 고명까지 개성이 뚜렷했다.
명동 터줏대감 – 명동교자

코로나 시대, 명동 풍경은 차라리 을씨년스럽다. 한 집 건너 한 집이 빈집이다. 명동교자 같은 노포가 있어 그나마 식사시간이라도 활기가 돈다. 명동교자는 현재 명동 본점과 1호점, 이태원점. 이렇게 세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수십 년 묵은 단골은 아니지만, 명동교자에서 국수 먹는 방법은 늘 동일하다. 자리를 잡는다. 국수(9000원)와 만두(1만원)를 주문하고 선불로 계산한다. 국수를 후루룩후루룩 삼킨다. 마늘 듬뿍 들어간 김치를 칼국수 한 젓갈마다 집어 먹는다. 김치가 떨어질 때쯤 직원이 보충해준다. 무료 차조밥(가끔은 추가 사리)을 시켜 국물에 말아 먹는다. 깨끗이 그릇을 비운 뒤 직원이 건네준 껌을 씹으며 일어난다.
명동교자는 5시간가량 푹 고아낸 닭 육수를 쓴다. 삼켜도 될 정도로 보드라운 면발에 국물이 푹 스며들어 술술 넘어간다. 고명도 화려하다. 볶은 양파, 목이버섯, 부추, 닭고기와 완당 만두 네 점을 얹는다. 언제 먹어도 한결같이 푸짐하다. 창업주 고(故) 박연하씨의 둘째 아들인 박휘준(54) 대표는 “아버지가 강조하신 넉넉한 인심, 좋은 식재료에 대한 고집을 지키려 애쓴다”고 말했다.
뽀얀 고기 국물 – 황생가칼국수

‘사골칼국수(1만원)’가 대표 메뉴다. 한우 사골과 양지, 사태를 푹 고아 내 국물이 뽀얗다. 정성 들여 끓인 곰국 한 사발 대접받는 것 같다. 면발이 제법 두껍고 탱글탱글한데도 부드럽게 넘어간다. 고명이 독특하다. 소고기·양파·애호박·표고버섯·느타리버섯을 볶아서 한 줌 얹어내는데, 숨이 죽지 않은 양파가 사각사각 씹힌다. 황 사장은 “60도에서 살짝 볶은 양파가 더부룩한 밀가루 음식의 단점을 보완해준다”고 설명했다. 정말로 양파가 국수한 국물과 보들보들한 면발에 긴장감을 더해주는 느낌이었다.

밑반찬은 겉절이 김치와 백김치를 내준다. 고랭지 배추만 쓰고 2~3일 숙성한다는 백김치는 적당히 숨이 살아 있으면서도 단맛이 두드러진다. 배를 많이 쓴 덕분이란다.
황생가칼국수는 소격동 본점 말고도 전국에 11개 지점이 있다. 그러나 직영이 아니어서 맛이 조금씩 다르다. 카카오와 컬리에서 간편식도 판다. 하나 식당 음식 맛과 같을 순 없다. 본점을 찾아오는 이들이 여전히 많은 이유다. 황 사장은 “미쉐린 가이드 선정으로 더 긴장하며 음식을 만들고 있다”며 “단골이 실망하지 않도록 일관된 맛을 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초동 터줏대감 – 임병주 산동칼국수


칼국수 먹을 때 왕만두(9000원)를 곁들이면 좋겠다. 만두 역시 투박한 인상이었는데 속이 무척 옹골찼다. 여럿이서 푸지게 먹고 싶다면 보쌈이나 족발을 주문하면 된다. 여름 한정 메뉴인 콩국수를 먹으러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도 많단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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