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보다 무서운 코로나.. 폐허가 된 세계적 관광지 발리

신창호 2021. 12. 2.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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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순다열도의 남동쪽 끝에 위치한 발리섬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하다.

럭셔리 펜션과 호텔, 이국적인 풍광 등으로 한·중·일 등 극동아시아와 미국 유럽 호주 관광객들의 발길이 1년 내내 끊이지 않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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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방역 봉쇄에 관련산업 초토화
겨울시즌 기대감 오미크론에 무산
WSJ "세계 관광업 280만명 해고"
인도네시아 발리섬의 쿠타 비치에서 지난 3일 한 여성이 홀로 걷고 있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한 발리섬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광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4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않았던 발리섬은 10월 14일부터 개방됐지만 이번엔 ‘오미크론’ 공포가 몰아치면서 또다시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EPA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순다열도의 남동쪽 끝에 위치한 발리섬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유명하다. 럭셔리 펜션과 호텔, 이국적인 풍광 등으로 한·중·일 등 극동아시아와 미국 유럽 호주 관광객들의 발길이 1년 내내 끊이지 않던 곳이다. 270만명의 인구보다 1년 관광객이 훨씬 더 많이 찾아 이들이 남기고 간 각종 오염물로 섬이 더럽혀진다는 걱정을 해야 했을 정도였다.

번창한 관광산업으로 섬 전체가 활기차고 환경오염 문제 해결에 온 힘을 기울이던 2020년 초 느닷없이 먹구름이 찾아왔다. 바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였다. 전 세계가 해외여행을 봉쇄하고 자국 문조차 꼭꼭 걸어 잠그자 발리는 직격탄을 맞았다.

맨 먼저 호텔과 펜션 등 숙박업계가 쑥대밭이 됐다. 아무도 찾지 않는 호텔은 문을 닫았고, 숙박업 종사자들은 대부분 해고되거나 휴직 상태로 길거리로 내몰리게 된 것이다.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하던 자영업자들이 두 번째 희생양이 됐다. 길거리 곳곳의 특산물 상점, 레스토랑, 카페 등은 지난 2년 동안 살아남은 곳이 없을 정도로 비참한 처지에 놓였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산업 전체의 기반이 뿌리째 뽑힌 전 세계 관광산업을 조망하면서 “발리섬에는 인도네시아를 지속적으로 덮쳐왔던 지진의 공포보다도 더 무서운 광풍이 2년 내내 휩싸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전 세계 관광업 종사자 가운데 지난 2년 팬데믹 기간에 해고된 사람이 280여만명에 가깝다. 여행사의 3분의 2가량이 아예 망했거나 장기휴업에 돌입했으며, 각국 항공사들도 조종사와 승무원 상당수를 해고할 정도로 뼈를 깎는 불황에 허덕인다.

이 가운데도 가장 극심한 고통에 처한 사람들은 태국 인도네시아 등 관광업을 주된 수입원으로 삼는 ‘관광 개발도상국’들이다. 미국 유럽 극동아시아(한·일) 등지의 경제력을 갖춘 선진국들은 타격이 극심한 관광업 종사자들을 위한 정부보조금이나 재난지원금 등의 경제적 혜택을 수시로 제공하고 있지만 개발도상국은 그럴만한 충분한 정부재정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위드 코로나’ 시기에 접어들면서 그나마 겨우 관광수지가 개선되고 있지만, 이번엔 ‘오미크론’ 공포가 다시 몰아치면서 열렸던 각국의 국경이 다시 막히고 있다.

발리섬은 지난달 외국인 관광객들에 대해 2주간의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단체여행 상품을 시판하며 이번 겨울 관광시즌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다시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발리의 대표적인 명소인 렘푸양사원은 팬데믹 이전만 해도 하루 방문객이 1만명에 육박할 정도로 붐비던 곳이었지만, 지난 2년간 방문객을 전부 합쳐도 1만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몰락했다.

텅 빈 해변과 시내 각종 숙소는 일자리를 잃은 노숙자들이 밤을 지새우는 은신처로 바뀌었고, 필수 생필품을 파는 슈퍼마켓 식료품점 등을 제외한 가게들은 닫힌 문에 오래된 먼지가 벗겨지지 않을 정도로 쇠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발리 관광업계가 외국인이 아닌 내국인 관광객 유치에 혈안이 돼 있지만, 지난 2년 동안 관광업 종사자 3만여명이 최하계층으로 전락했을 정도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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