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홍현익 "북한 미사일 문제 삼지 말아야" 국제사회 입장과 다른 발언
한국의 외교·안보·통일 국책연구기관 수장들이 총출동해 워싱턴에서 종전선언 채택, 대북 제재 완화 등 미국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으나 미국 조야의 반응은 차가웠다.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우드로 윌슨센터가 개최한 북·미 관계 전망 포럼과 특파원 간담회에서 “종전선언은 북한이 미국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인데 미국은 적극적으로 해줄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 원장은 이어 “만약 이 상태가 지속하면 내년 4월부터 10월까지 굉장히 위험한 시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 대통령 선거(3월)를 마치고 미국 중간선거(11월) 사이에 북한이 도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임기가 얼마 안 남은 정부가 무슨 드라마틱한 쇼를 하려느냐는 비판도 있지만, 전략 관점에선 한반도에 작동할 수 있고 지속가능한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은 미래 세대를 위한 전략이기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홍 원장은 “(북한이) 우리와 상응하는 정도 사거리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랬듯, 그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게 한반도 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으로 규정해온 국제사회와 정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나아가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기도 했다. 홍 원장은 “경제력이 북한보다 600배 강하고 핵무기도 300배 가진 미국이 북한에 과연 핵을 포기할 기회를 줬는가, 우리가 그 기회를 박탈하고 있는 게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목을 조르면서 ‘너 죽일 거야’라고 하면 북한 지도자가 과연 핵을 포기하려 하겠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지속적인 유엔 결의안 위반을 거론한 뒤 “장거리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지 않았다고 칭찬하는 것은 ‘오늘 살인하지 않았으니 잘했다’는 것과 같다”며 “제재는 유엔 안보리 결의와 국제법 이행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종전선언에 대해 “걱정되는 부분은 한반도 안보 문제는 미국 행동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종전선언은 파국으로 가기 쉽고, 한·미 국익에서 봤을 때 위험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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