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굴 파 '마약왕' 남편 탈옥 시킨 32세 연하 부인 징역 3년, 무슨 죄?

김은빈 2021. 12. 1.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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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마약왕 '엘 차포' 구스만의 아내 엠마 코로넬. UPI=연합뉴스

'세계 최대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일명 엘차포)의 32살 연하 부인이 미국 법원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30일(현지시간) 미 CNBC 등에 따르면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마약 밀매와 자금 세탁 혐의로 기소된 엠마 코로넬아이스푸로(32)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4년간의 보호관찰과 범죄수익 150만 달러 몰수 명령을 내렸다.

지역 미인대회 출신인 코로넬은 18살 때인 2007년 구스만과 결혼해 쌍둥이 딸을 뒀다. '시날로아 카르텔'이란 조직을 이끌며 미국과 멕시코 마약시장을 주름잡았던 구스만은 두 차례의 탈옥 끝에 멕시코 당국에 붙잡혀 미국으로 인도된 뒤 2019년에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구스만의 재판 당시 화려한 미모와 차분한 언변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코로넬은 지난 2월 미국 버지니아주 델레스공항에서 체포된 뒤 재판에 넘겨졌다. "남편이 무슨 사업을 하는지도 모르는 평범한 아내"라는 그의 말과 달리 마약 밀매, 범죄 수익금을 세탁하는 과정에 그가 공모한 혐의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또 그가 2015년 남편의 두 번째 탈옥을 돕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재판 과정에서 드러났다.

코로넬은 당시 구스만이 멕시코 교도소에서 땅굴을 이용해 탈옥했을 때 주변 토지를 사들인 뒤 감옥 화장실까지 땅굴을 파도록 했고,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탑재된 시계를 교도소 내로 몰래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루돌프 컨트레러스 판사는 이날 코로넬이 너무 어린 나이에 구스만과 결혼했고, 체포 직후 유죄를 인정한 점 등을 고려해 검찰이 구형한 4년형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그가 카르텔에서의 역할이 크지는 않았다는 점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넬은 선고 직후 "내가 한 모든 일에 진심 어린 후회를 표시한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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