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성범죄자 전용기 '로리타 특급'..클린턴·트럼프·앤드루 탔다"
수십명의 미성년자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악명높은 소아성애자인 제프리 엡스타인(1953~2019)의 개인 비행기에 빌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등 전 미국 대통령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 등 세계적인 유명 인사들이 탑승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영국 BBC 방송 등은 엡스타인의 개인 비행기 조종사였던 래리 비소스키가 미국 뉴욕의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열린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59)의 재판에 나와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태생으로 미국과 프랑스 국적을 갖고 있는 맥스웰은 1994년부터 2004년까지 저소득층 가정의 백인 10대 소녀에게 접근해 “모델을 시켜주겠다” “학자금을 대주겠다”고 말해 호감을 산 뒤 엡스타인의 저택과 별장으로 유인하는 ‘모집책’ 역할을 맡아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유죄가 선고될 경우 최대 80년형을 받을 수 있다. 맥스웰은 자신이 엡스타인에게 이용당한 희생양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엡스타인은 재판이 시작되기 전 2019년에 감옥에서 사망했고 자살로 추정된다.
이날 법정에는 선 비소스키는 엡스타인의 비행기를 25년 간 조종해왔다. 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비행기에 탄 적 있냐”는 검사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영국 앤드루 왕자의 탑승에 대해서도 비소스키는 “기억한다”고 했고, 도널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질문을 받자 “한 번 이상 탔다. 분명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영화배우 케빈 스페이시, 미국 상원의원인 조지 미첼과 존 글렌, 바이올린 연주자 이츠하크 펄먼 등이 탑승한 적 있다고 증언했다. 미성년 시절 앤드루 왕자에게 성폭행 당했다며 고소한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의 탑승 여부에 대해 “기억난다”면서 “더러워진 금발 머리를 한 키가 작은 여성이었다”고 인상착의까지 답했다. 앤드루 왕자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비소스키는 당시 비행기에는 ‘로리타 특급’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었다고도 말했다. 로리타는 아동에 대한 비정상적인 성욕을 의미하는 말로 통용된다. 하지만 비소스키는 “조종실 문이 항상 닫혀 있었고 (탑승객들의) 성적 행위는 목격한 바 없다”고 했다. 맥스웰에 대해서는 “2인자”라고 표현하며 “엡스타인과는 연인이라기보다 비즈니스 관계 같았다”고 말했다.
이날 비소스키 외에 엡스타인에게 수년간 성적 착취를 당했다는 제인(가명)이라는 여성도 증언대에 섰다. 제인은 “1994년 미시간에서 엡스타인과 맥스웰을 만났고, 이들은 나에게 교육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당시 제인은 1년 전 아버지가 암으로 사망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후 앱스타인에게 수년간 성적 학대를 당했으며, 맥스웰이 여러 차례 같은 공간에 있었다고 밝혔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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