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오미크론 초비상인데, 느긋한 정부

강희종 2021. 12. 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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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은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일상회복에 대한 꿈에 부풀어 있었다.

백신 접종률이 86.9%에 달하는 이 지중해 국가는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300명대까지 내려 앉으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의 모범국가로 주목받았다.

이미 하루 확진자가 3000~4000명에 달하고 위중증 환자도 급증하며 병상마저 부족해진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상륙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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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은 불과 한두 달 전까지만 해도 일상회복에 대한 꿈에 부풀어 있었다. 백신 접종률이 86.9%에 달하는 이 지중해 국가는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300명대까지 내려 앉으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의 모범국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방역의 고삐를 풀자마자 다시 확진자 수가 3000명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29일(현지시간)에는 신종 변이 ‘오미크론’에 13명이 집단감염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우리보다 백신 접종률이 앞섰던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일찌감치 위드 코로나에 들어갔다 확진자가 급증하자 다시 방역의 고삐를 죄고 있다. 그리고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하자 신속히 봉쇄 조치에 들어가는가 하면 진원지로 알려진 남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의 입국을 차단했다. 우리와 이웃하고 있는 일본은 아예 임시로 외국인의 입국을 중단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오미크론은 지난달 29일 기준 17개국에서 발병하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아직까지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 등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진 바는 없다. 정확한 정보를 분석하는 데는 약 2주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가 32개로 기존 델타 변이(16개)보다 많아 면역을 회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최고경영자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기존 백신이 델타 변이만큼 효과적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포르투갈의 사례만 보더라도 오미크론이 기존 백신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각국들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과 비교해 우리 정부는 다소 느긋해 보인다. 우리나라가 오미크론에 대해 취한 조치는 남아프리카 국가 8개국에 대한 항공편을 중단한 것이 유일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특별점검회의에서 "오미크론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도 빈틈없이 시행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위드 코로나’를 선언한 지 얼마되지 않아 다시 방역을 강화할 경우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고조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지금은 차기 대통령선거를 100일도 채 남겨놓지 않은 민감한 시기다.

하지만 정부의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이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미 하루 확진자가 3000~4000명에 달하고 위중증 환자도 급증하며 병상마저 부족해진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상륙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회원국들에 각별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WHO는 지난달 29일 "새로운 우려 변이 오미크론과 관련한 종합적인 글로벌 위험이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는 보고서를 밝혔다.

WHO는 델타 변이 때와는 달리 오미크론을 신속하게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이날 주요 7개국(G7) 보건 장관들도 오미크론 관련 긴급 화상회의를 가진 뒤 발표한 성명에서 국제사회가 전파력이 매우 높은 변이의 위협에 직면했다며, 긴급 대응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처럼 미국은 아직 추가 방역조치를 취하지 않았지만 모든 성인에게 추가접종(부스터샷)을 권고했다. 기존에 50세 이상이거나 장기요양시설 입원자들에게 권고한 것에서 격상한 조치다. 미국은 오미크론 상륙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강희종 국제부장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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