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미디어 실험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생명 살리는 역사 만들어냈으면"

박지훈 2021. 12. 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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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입구 주변에 붙은 동판들이었다.

동판 4개에는 각각 '김대윤 성도' '최순옥님' '박영구 권사' '진현구 성도'라는 글자가 이들의 사진과 함께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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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헌금·보상금 등 전액 후원 5억원 모아
만나교회, 감신대 'M+미디어센터' 개관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가 30일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 ‘M+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개관예배에서 센터를 봉헌하게 된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현장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입구 주변에 붙은 동판들이었다. 동판 4개에는 각각 ‘김대윤 성도’ ‘최순옥님’ ‘박영구 권사’ ‘진현구 성도’라는 글자가 이들의 사진과 함께 새겨져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김대윤 성도와 진현구 성도의 동판이었다. 두 사람의 이름 앞엔 이들이 이미 하나님 곁으로 떠났음을 짐작케 하는 한자어 ‘故(고)’가 붙어 있었다. 직장인이던 김대윤 성도는 2019년 11월 갑작스러운 병으로, 성악가였던 진현구 성도는 2017년 11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을 때 두 사람은 모두 20대였다.

이들 동판을 마주한 장소는 서울 서대문구 감리교신학대 종합관 3층에 들어선 ‘M+미디어센터’였다. 동판에 이름이 새겨진 이들은 만나교회(김병삼 목사)를 통해 ‘M+미디어센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정을 후원한 기부자들이었다. 만나교회는 30일 이곳에서 ‘M+미디어센터’ 개관을 기념하는 예배를 드렸다. 김병삼 목사는 후원자 사연을 차례로 들려주었다.

“최순옥님은 만나교회 교인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분의 사위가 저를 찾아왔습니다. 장모님이 선교헌금을 만나교회에 내고 싶다고, 목사님께서 좋은 곳에 써 달라고 하시더군요. 박영구 권사님은 자신의 재산 일부가 좋은 데 사용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후원금을 전달해 주셨습니다. 김대윤 성도의 부모님은 아들이 세상을 떠난 뒤 보상금을 받았는데 도저히 이 돈을 쓸 수가 없다면서 아들의 삶을 ‘기념’할 수 있는 곳에 써 달라고 하셨어요. 진현구 성도의 부모님은 아들의 보험금을 전부 내놓으셨습니다.”

이렇게 모인 후원금은 총 5억원 정도였다. 김 목사는 이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다가 감신대에 미디어센터를 세우는 데 쓰기로 결심했다. 김 목사는 “센터는 (후원자들의) 피로 세워진 곳”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센터가 다양한 미디어 실험이 벌어지는 현장이 됐으면 한다”며 “이곳에서 공부하게 될 학생들이 앞으로 생명을 살리는 역사를 만들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미디어센터’는 429㎡(약 130평) 크기의 공간이다. 여기에는 최신식 조명과 음향 시설을 갖춘 스튜디오 3개가 들어서 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미디어 기술을 익히고, 교수들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

감신대는 이날 후원자 혹은 후원자 유가족들에게 감사패와 센터 출입증을 전달했다. 이후정 감신대 총장은 “센터가 개관한 오늘은 눈물과 감동의 날”이라며 “이런 곳을 만들어준 만나교회와 후원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 나라의 인재를 키우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래 한국교회를 이끌 묘목들이 크는 장소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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