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 이준석..애지만 선출직 대표다

오병상 2021. 11. 30.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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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오른쪽)와 이준석 당 대표가 11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1.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9일밤 SNS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란 글을 남기고 잠적했습니다.
30일 모든 일정이 취소됐습니다. 연락도 끊겨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윤석열 후보와 측근들이 이준석을 무시해왔다는 ‘이준석 패싱’에 대한 반발로 추정됩니다.

2. 윤석열 후보는 30일 ‘이준석 잠적과 패싱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잘 모르겠다..사무총장(권성동)하고 통화해서..이유라든지 이런 걸 파악해보고 한번 만나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습니다.
권성동은 이준석 지역구사무실을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했습니다. 연락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3. 이준석은 이수정 경기대교수의 영입을 반대했습니다. 당노선과 맞지않는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그러나 윤석열은 29일 이수정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이수정은 ‘이준석이 페미니즘과 래디컬리즘(급진주의)을 구분하지 못한다’며 ‘만나 설득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저한테도 30대 아들이 있습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 성장했는지 옆에서 너무 잘 봤지 않겠어요..’

4. 이수정(1964년생)이 선의에서 한 말입니다. 실제로‘아들뻘’이준석(1985년생)입니다.
이수정보다 4살이나 많은 윤석열, 권성동 입장에선..이준석이 더 아이로 보일 겁니다. 그러나 이준석을 아이 취급하는 건 정치적으로 맞지않습니다.

5. 이준석은 엄연한 선출직 당대표입니다.
지난 6월 전당대회에서 당원투표ㆍ국민여론조사 결과 43.82%를 득표해 돌풍을 일으켰습니다. 0선 이준석이 원내대표 출신 4선 나경원(37.14%) 5선 주호영(14.02%)을 꺾었습니다. 보수정당에선 상상불가능했던 일인지라 ‘이준석 현상’이라 불렸습니다.

6. 여당인 민주당이 긴장할 정도였습니다. 민주당 원로 유인태 전 의원이 당시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민주당쪽에서 굉장한 위기감을 느끼더라고요. 이준석이 되면 내년 대선 끝난 거 아니냐는 목소리들도 있고..(국민의힘) 늙은 꼰대 정당 이미지를..이준석이 당의 얼굴이 되면 (바꿀 것이기에)..위기감을 느끼는 거겠죠..얼마나 신선합니까.’

7. 불과 5개월전입니다. 이준석은..유인태 말처럼 ‘꼰대 정당의 이미지를 바꾸어 대선에 승리하길 바라는 당심과 여론’이 뽑은 ‘신선한 충격’입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느냐..여부는 대권후보 윤석열의 마음에 달렸습니다. 그러나 선출직은 이미 유권자들이 정해준 자리입니다.

8. 이준석과 윤석열은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윤석열이 오히려 국민의힘 기득권을 닮았습니다.

윤석열(1960년생) 외에 앞서 언급한 국민의힘 중진은 모두 법대 출신입니다. 김기현(59년생) 원내대표, 나경원(63년생) 전 원내대표는 서울대동문.주호영(60년생) 조직총괄본부장은 영남대법대.권성동은 중앙대법대(60년생).나이도 비슷합니다.

9. 이준석은 2019년 펴낸 대담에세이‘공정한 경쟁’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율사(판사+검사+변호사)들의 카르텔이 한국정치발전을 막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해요..율사들은 항상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사람들인데, 그것만으로는 다음단계가 뭔지 말할 수가 없어요. 율사들은 실제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본 경험이 없어요..’

10. 이처럼 서로 다른 생각과 경험을 잘 버무려 정권창출의 동력을 창출하라는 것이..아마도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마음일 겁니다.
윤석열 입장에서..이준석은..감정적으론 발칙한 아이겠지만..정치적으론 운명적 동반자입니다.
〈칼럼니스트〉
202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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