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는 밥은 어디에서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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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이 미디어를 장악하고 음식배달 플랫폼 기업이 순식간에 전국에 있는 음식점의 갑이 되었다.
밥을 나르는 배달의 기사들은 인공지능 AI가 배정한 시간에 맞추려고 오토바이를 달리다가 목숨을 잃기도 한다.
첫 장부터 우리가 모르거나 잊고 살아가는 밥을 만들고,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의 고된 삶이 짙게 배어있다.
밥으로 소비하는 음식의 1차 생산지는 농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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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창균 기자]
▲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 |
ⓒ 한티재 |
어떤 밥을 먹고 있는가
생산은 없고 소비만 하는 도시적인 삶에서 수많은 먹을거리와 편리함은 누군가의 고된 노동과 희생으로 만들어진다. 그 편리함을 소비하는 누군가도 '갑'이 아니라면 비슷한 처지에서 살아가고 있다.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은 밥을 만드는 농민, 노동자, 자영업자들의 삶을 기록한 책이다. 첫 장부터 우리가 모르거나 잊고 살아가는 밥을 만들고, 밥벌이를 하는 사람들의 고된 삶이 짙게 배어있다.
스마트폰으로 음식을 배달해 먹은 후에 상습적으로 환불을 받아낸 파렴치한 사람들의 이야기, 손님이 분식집 주인에게 막말을 퍼부어서 결국 주인이 쓰러져 숨졌다는 뉴스들. 이는 삶의 밥벌이가 매우 팍팍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 여든여덟번의 손길이 닿아야 쌀이 나온다는 논둑을 걸어가는 농부 |
ⓒ 오창균 |
가장 만만한 것이 농업
"소비자 물가 품목에는 농수축산물과 식음료, 그리고 공공요금과 각종 서비스요금이 들어가 있다. 그중에서 가장 만만한 게 농산물이다.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그토록 낮다며 '동네 바보' 취급하다가 왜 명절 때만 되면 17대1의 싸움에서 이기고 돌아온 '일진'이 되어 있을까? 아무리 올라 봐라. 배춧값이 무섭나? 애들 학원비가 무섭지. 돼지고기 값이 무섭나? 2년 만에 오른 전세비 6천만 원이 나는 제일 무섭다." - 본문 중에서
밥으로 소비하는 음식의 1차 생산지는 농촌이다. 농촌의 쇠락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되었고, 농업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고령화된 농민들은 세상을 뜨거나 농사에서 물러나고 있다.
라면과 과자 몇 가지라도 갖춘 구멍가게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쇠락해가는 농촌의 모습이다. 농사에서 물러난 거동도 불편한 혼자 사는 노인들은 반찬과 도시락을 전달받아 생활하기도 한다.
▲ 내가 먹는 밥은 어디에서 왔는가 |
ⓒ 오창균 |
밥은 공산품이 아니다
"음식에 대한 과도한 정보로 먹기도 전에 질려 버리는 세상이지만, 음식의 근간인 농지 문제는 내 삶과 멀기만 하다. 누가 농사를 짓든 그저 싸고 맛있고 양만 많았으면 좋겠다는 세상이다." - 본문 중에서
국제관계의 변화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라도 식량은 경제논리로 풀면 안 된다는 주장에도 사회와 정치권은 관심 밖이다. 선거 때마다 반짝 귀기울이는 것처럼 보여줄 뿐, 농정 대책으로 내놓은 것들은 지나가던 소가 웃을 정도로 허술하다.
밥 한 공기에 300원은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농민들의 외침은 오래되었다. 껌값도 안 되는 수고비를 보장하는 것에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오래전 보릿고개 시절에 안부인사로 했다는, '밥은 먹고 다니냐'는 말을 다시 듣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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