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후반에 강한 전북, 게임 체인저들이 날뛰고 있습니다

서호정 기자 2021. 11. 30. 16:45
음성재생 설정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 = 팀 통산 9회 우승과 5년 연속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선 전북현대의 위력은 후반전에 본격화된다. 팀의 풍부한 공격 자원을 전략적으로,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은 김상식 감독과 흐름을 바꿔야 하는 임무를 안고 나서는 '게임 체인저'들의 맹활약이 파이널 라운드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전북은 지난 28일 열린 대구FC와의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뒤이어 열린 경기에서 울산현대가 수원삼성을 상대로 원정에서 0-0 무승부에 그치며 1, 2위 간의 승점 차는 2점 차로 벌어졌다. 다득점에서도 크게 앞선 전북은 홈에서 열리는 최종전에서 제주에 패하지만 않으면 다시 한번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 매우 유력하다. 


36라운드에서 전북이 수원FC에 패하고, 울산이 제주를 잡으며 양팀의 승점이 같아졌을 때만 해도 안개 정국이었던 선두 싸움이 37라운드를 마치고는 고지를 점한 팀이 확고해졌다. 2위 울산은 자력으로는 우승을 결정할 수 없는 위치다. 홈에서 대구를 잡고, 전북의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전북은 파이널라운드 들어 4경기에서 11득점을 올렸다. 경기당 2.75골이다. 정규라운드 33경기에서 58득점, 경기당 약1.88골을 기록했던 것보다 1골 가까이 상승했다. 파이널라운드의 11득점 중 9득점이 후반에 나왔다. 그 중 7득점을 교체 투입된 선수들이 해 냈다. 


같은 조건으로 보면 울산은 파이널라운드 4경기에서 8골을 넣었다. 정규라운드의 경기당 득점 약 1.64골보다 상승했지만 전북만큼은 아니다. 특히 전북과 비교해 두드러지는 부분은 뒷심이다. 후반전에 4득점을 올렸지만, 교체카드로 재미를 본 건 2골에 불과하다. 


김상식 감독은 파이널라운드 들어서 선수 활용에서의 계획을 확고히 했다. 나란히 15골씩을 기록 중인 구스타보와 일류첸코가 번갈아 들어가는, 이른바 순환 근무는 여전히 위력적이지만, 거기에 확실한 패턴의 교체 방식으로 노림수를 명확히 했다. 바로 김보경과 문선민의 후반 활용이다. 


10월부터 김상식 감독은 기존의 4-1-4-1 포메이션에서 4-3-3 포메이션으로 형태를 바꿨다. 핵심은 류재문의 활용이었다. 최영준이 발목 부상 재발로 수술대에 올라 시즌 아웃되면서 3선 운영에 큰 변수가 생기자 류재문을 포백 앞에 두고 활동량과 테크닉을 모두 갖춘 백승호와 쿠니모토를 앞에 배치한 역삼각형 형태로 미드필드진을 운영했다. 


그러면서 전략도 확실해졌다. 전반은 안정적으로 운영하다가 후반에 공격적인 교체를 통해 승기를 잡는 방식이었다. 이런 분위기가 처음 감지된 것은 정규라운드 최종전이었던 24라운드(순연 일정) 제주 원정이었다. 당시 후반 17분 선제 실점을 하며 끌려가던 전북은 후반 26분 투입된 김보경이 흐름을 바꿨다. 쿠니모토와 함께 오른쪽 측면을 중심으로 하프스페이스를 무너트리기 시작한 김보경은 후반 추가시간 완벽한 연계 플레이로 구스타보의 역전골을 도왔다. 후반 13분에 일류첸코를 대신해 투입된 구스타보는 이미 머리로 동점골도 터트린 상태였다. 후반 종료를 앞두고 김진수의 핸드볼 파울로 동점골을 내줬지만, 그 경기에서 전북은 5개월 만에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파이널라운드 들어서 이런 패턴은 확고해졌다. 34라운드 수원전에서는 후반 12분 교체 투입된 김보경이 9분 뒤 팀의 두번째 골을 만들었다. 1-0 상황에서 매섭던 수원의 공세를 잠재우는 추가골이었다. 김보경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일류첸코는 후반 27분과 37분 연속골을 넣으며 4-0 대승에 방점을 찍었다. 


35라운드 울산전은 2-2 동점 상황이던 후반 44분에 들어간 일류첸코가 5분 뒤 결승 헤더 득점을 해 내며 가장 짜릿한 교체카드 활용의 맛을 봤다. 36라운드 수원FC와의 원정 경기는 류재문을 선발에서 제외하며 초반부터 공격적인 운영을 했다가 전반에만 2실점을 했다. 결국 2-3 패배로 끝났지만 후반의 공격적인 교체카드 활용 방식은 동일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된 문선민이 후반 31분 추격골을, 후반 19분 순환 근무 모드로 간 구스타보가 36분에 동점골을 만들며 무섭게 쫓아갔다. 


37라운드 대구전도 게임 체인저의 위력이 빛났다. 후반 2분 코너킥 상황에서 터진 홍정호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상대의 위력적인 높이에 위기를 겪던 전북은 후반 19분 문선민을 투입했다. 문선민은 후반 41분 역습 상황에서 그림 같은 로빙슛으로 쐐기골을 만들며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백승호, 쿠니모토, 송민규를 거쳐 나가는 완벽한 연계 플레이도 돋보였다. 


제주와의 최종전을 남겨 두고 있는 전북은 중요한 변수가 있다. 파이널라운드의 숨은 주역인 류재문이 김진수와 함께 누적경고 징계로 결장한다. 김상식 감독으로선 완성된 경기 컨셉과 계획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최종전에서도 자신들이 보유한 확실한 게임 체인저를 적극 활용용하는 후반의 공격적인 교체는 변함없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