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만' 초고속 사임 스웨덴 첫 여성 총리, 5일만에 재선출
취임 7시간 만에 사임했던 스웨덴 첫 여성 총리 막달레나 안데르손(54)이 물러난 지 5일 만에 다시 총리직에 선출됐다고 29일(현지시간) BBC 등이 보도했다.
이날 안데르손은 총 349 의석의 스웨덴 국회에서 과반수(175명)에 2표 못 미치는 반대 173표를 받아 총리직에 올랐다. 스웨덴 헌법에 따르면 국회 과반수가 반대하지 않으면 총리로 선출될 수 있다. 찬성은 101표, 기권은 75표였다.
안데르손은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누군가는 이 나라의 총리가 돼야 한다. 다른 대안이 없는 것 같다. 내년 9월 총선이 치러질 때까지 스웨덴을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며 “복지, 기후변화 문제에 주력하고 조직범죄와 인종 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도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4일 안데르손은 총리 선출 직후 기존에 꾸렸던 연립정부(연정)가 붕괴하면서 사퇴했다. 내년도 예산안 논의 과정에서 여당 예산안 대신 이민자 반대 예산이 포함된 극우 성향의 스웨덴 민주당 등 야당 예산안이 의결된 게 문제였다. 연정 파트너였던 녹색당이 야당 예산안에 반발해 이탈하자 안데르손 총리는 “연정의 한 정당이 그만두면 총리가 사임해야 하는 것이 관행이다. 정당성을 의심받는 정부를 이끌 의사가 없다”며 7시간 만에 총리직을 내려놨다.
이로써 안데르손 총리의 사회민주당(100석)은 스웨덴에서 15년 만에 연정 없이 단일 정당으로 집권하게 됐다. 특히 현 사민당이 현행 의석수가 확정된 1976년 이래 최소 의석수의 집권당인만큼 새 총리의 국정 운영에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BBC는 “스웨덴의 분열된 정치 지형 탓에 혼란은 계속될 예정”이라며 “안데르손이 여전히 일부 보수당에 의해 편성된 예산을 집행해야 하고, 2014년부터 중요한 연정 파트너였던 녹색당의 공식적인 지지 없이 취약한 정부를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고 설명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온건당 대표도 “9개월짜리 임시정부(caretaker government)”라며 새 정부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다만 뉴욕타임스는 정치적 혼란에도 스웨덴 첫 여성 총리가 탄생한 것에 대해 "성평등에 관해 가장 진보적인 국가로 명성이 높은 스웨덴에서 이정표가 될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애니 뢰프 중앙당 대표는 이날 "(안데르손의 선출은) 많은 소녀와 여성들에게 유리천장을 산산조각내는 것을 의미한다"며 "중앙당이 이를 가능하게 해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중앙당은 총리 인준 투표에서 기권표를 던져 안데르손의 당선을 가능케 했다.
안데르손은 좌파 성향 정치인으로 수영 선수 출신의 경제전문가다. 스톡홀름 경제대학(SSE)을 졸업한 뒤 1996년 총리실에 임용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국세청장을 거쳐 2014년 재무부 장관으로 스테판 뢰벤 전 총리 내각에 합류했다. 그는 강력한 추진력을 가져 '불도저'로 불리며 뢰벤 총리의 신임을 얻었다.
이영근 기자 lee.youngk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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