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외교차관에 호통..외교부는 포옹사진 공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외교부 고위 당국자에게 “정부가 공허한 약속만 하지 말고 유엔 절차를 통한 해결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30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ICJ 회부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전날 대구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할머니는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무런 행동과 대책 없이 공허한 약속만 하지 말라”고 호통쳤다. 또 “더 나은 대안이 없다면 (정부의 원칙대로)위안부 문제의 ‘피해자 중심’ 해결을 위해 유엔 고문방지협약(CAT) 해결 절차에 이를 회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최 차관은 “검토하겠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용 장관을 면담해 이를 전달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지난 2월부터 위안부 피해 문제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제안했으나, 일본은 답 자체를 피하고 우리 정부도 소극적인 입장으로 일관했다. 이에 이 할머니는 최근 유엔 고문방지위원회의 ‘국가 간 통보에 따른 조정 절차’에 의한 해결을 촉구했다.
유엔 고문방지위원회는 이미 1990년대 보스니아 내전 중 세르비아 민병대가 보스니아 여성들을 성폭행한 것을 ‘고문 행위’로 인정한 바 있다. 위안부 피해 역시 고문 행위로 인정받을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또 한ㆍ일 양국의 동의가 필요한 ICJ 제소와 달리 고문방지위원회 회부는 한국 정부의 결심만 있으면 단독으로 절차 진행이 가능하다.
추진위는 이와 관련 “위안부 문제의 피해자 중심 해결과 여성 인권을 위해 한ㆍ일 양국 합의로 ICJ 회부를 추진해달라. 일본이 불응하면 우리 정부 단독으로 유엔 고문방지협약에 따른 해결절차를 밟을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면담의 이런 구체적 내용은 추진위의 별도 입장 발표로 알려졌다.
앞서 외교부는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최 차관의 위안부 피해자 면담 사실을 전하며 “최 차관은 우리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및 상처 치유를 위해 노력하며 긴밀히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전달했다”고만 밝혔다. 이 할머니가 최 차관을 안아주는 사진도 공개했다.
최 차관은 이보다 앞선 이 날 새벽 3시 43분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계정에 “이용수 할머니를 뵙기 위해 어제 대구에 내려왔다.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 우리가 외교를 하는가에 대해 생각이 끊이질 않아 뒤척인다. 죄송스러울 뿐”이라고 올렸다.
이에 추진위는 “이 할머니는 외교부 요청으로 최 차관과 비공개로 면담했는데, 이후 최 차관이 트위터에 면담 사실을 공개하고 보도자료까지 냈기 때문에 면담 내용을 공개한다”고 설명했다.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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