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오미크론, 경제·물가에 악영향"..美 연준 긴축 정책 제동 걸리나
11월 29일(현지 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30일(현지 시간) 의회 상원 출석에 앞서 전달한 서면 답변을 통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은 고용과 경제 활동에 하방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다시 커지고 있는 우려로 인해 사람들의 근로 의욕이 꺾일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고용 시장의 안정이 늦어지고 공급망 혼란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오미크론 출현으로 인해 연준의 긴축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은 급격한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11월부터 테이퍼링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내년 긴축 정책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준금리도 늦어도 내년 중반에는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오미크론의 발생으로 연준의 긴축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미크론에 대한 공포로 전 세계 증시가 주저앉은 지난 26일(현지 시간) “많은 투자자들이 내년 말까지 연준이 3~4차례 금리 인상을 점쳤지만, 새 변이 바이러스 발견 이후에는 2~3차례로 예상 빈도가 줄었다”고 전했다. 영국의 자산운용사인 재너스헨더슨의 앤드류 멀리너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WSJ와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세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예측은 이제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됐다”며 “만약 새 변이 바이러스로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연준은 오히려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도 29일 발간한 ‘국제금융시장 동향 및 주요 이슈’ 자료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연준이 비둘기파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 긴축 속도를 늦출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도 연준의 정책 정상화 속도 조절 가능성을 점쳤다. 김일혁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테이퍼링이 논의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경기 확장 기대가 한 단계 낮아지면서 기준금리 인상 기대는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진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오미크론 확산 우려로 연준의 테이퍼링 가속화와 조기 금리 인상 기대가 약화됐다”고 전망했다.
다만 오미크론이 대봉쇄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연준의 행보가 지속될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된다. 김성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 경험상 오미크론 출현에도 물가 상승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오미크론이 명확한 수요 급감을 야기하지 않는다면 연준이 쉽게 매파적 행보를 돌리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오미크론이 정책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12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가속하지 않는 정도로 소극적인 입장을 취한 후 상황을 지켜보는 결정을 내릴 개연성이 크다고 본다”고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 역시 “변이 바이러스가 통화 정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문지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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