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찾아가겠다"는 日 기시다..지지율 하락 바이든은 '글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연내 미국 방문을 서두르고 있다. 취임 2개월 이내에 미·일 정상회담을 했던 전임 총리들의 관례에 따라 늦기 전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기 위해서다. 하지만 내정에 바쁜 바이든 대통령의 소극적인 태도로 성사가 불분명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30일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연내 미국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1월부터 정기 국회가 시작되기 때문에 그 전에 총리의 미국 방문 일정을 잡는 것이 목표다.
미·일 동맹은 일본 외교의 기반이기 때문에 역대 일본 총리들은 취임 직후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갖는 것으로 본격적인 외교 활동을 시작해왔다. 기시다 총리가 지난 10월 4일 취임 직후부터 "이른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하겠다"고 계속 이야기한 것은 이 때문이다. 두 사람은 11월 초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만날 기회가 있었으나, 바쁜 일정으로 짧은 인사를 나누는 데 그쳤다.
미국, "외교보다 내정 급해"
하지만 미국 측은 연내 급하게 정상회담을 하는 걸 주저하는 분위기다. 외교보다는 내정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는 판단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간판 정책인 1조7500억 달러(약 2077조원) 규모의 사회복지지출 예산법안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대립하고 있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및 호화 휴가 논란 등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다. 미 정부 관계자는 닛케이에 "내년 가을 중간선거까지는 외교보다 내정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임 총리가 지난 4월과 9월 두 차례나 미국을 찾아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한 만큼, 기시다 총리가 연내 방미하면 미국으로서는 올해 3번째 일본 총리의 방문이 된다.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새로운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 위기까지 겹쳤다.
"바이든, 내년 쿼드 정상회의 참석차 방일"
닛케이에 따르면 그동안 새 총리 취임 후 미·일 정상회담까지 걸린 기간은 '2개월 이내'가 대부분이었다. 2001년 4월 총리로 취임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6월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 첫 회담은 대통령이 휴일을 보내는 워싱턴 근교의 산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렸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도 취임 2개월 내 국제회의 무대에서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고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는 취임 후 한달이 조금 넘어 방미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2012년 12월 2차 집권 후 이듬해 2월에 방미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회담했다.
일본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 관련 대응 및 북한의 핵 미사일 문제 등 미·일 정상이 빨리 만나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입장이다. 주일미군 분담금 및 일본의 방위비 증액 문제도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총리의 연내 방미가 무산되면 두 사람의 만남은 내년 봄 열릴 예정인 '쿼드(Quad)'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요미우리신문은 21일 미국·일본·인도·호주 4자 협의체인 '쿼드'의 두 번째 대면 정상회의가 내년 일본에서 열릴 예정이며, 이를 계기로 바이든 대통령의 첫 방일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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