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자, 건설코리아] 페루공항·파나마메트로..K건설 맏형 '최초·최대' 새역사

조강욱 2021. 11. 3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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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현대건설, 해외 매머드 프로젝트 잇단 수주..'토털 솔루션 크리에이터' 변신
'마추픽추 관문' 친체로 신공항건설, 설계·시공·유지관리 전과정 디지털화
파나마 역대 최대 인프라 사업도 따내..소형 원자로 글로벌 독점권도 확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국내 건설사들이 대대적인 체질 변화에 나서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 상황이 나아지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안마당으로 불리는 중동과 동남아는 물론 중남미, 아프리카, 유럽 등 시장을 확대하는 추세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분야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미래 먹거리 사업’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무인비행기(드론), 인공지능(AI)·로봇 등의 스마트 기술 혁신에도 나서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세계적인 시공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성장해 온 건설업계가 ‘K-건설’의 위상을 높이고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소개한다.

친체로 신공항 터미널 건설공사는 연간 570만명 수용이 가능한 국제공항 터미널 및 활주로, 관제탑, 계류장 등 최첨단 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47개월의 공사기간에 설계 디자인과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진은 친체로 공항 조감도.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지난 19일(현지시간) 페루 남부에 위치한 쿠스코에서 우리나라 건설사에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세계문화유산이자 잉카 유적지인 마추픽추의 새로운 관문공항인 친체로 신공항 착공식이 열리며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이는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 최초의 정부 간 계약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2019년 6월 페루 정부가 발주한 사업을 스페인과 캐나다, 터키 등을 제치고 최종 수주해냈다.

올해 3월 부지조성공사와 7월 본공사 시공계약까지 연달아 수주하는 쾌거를 거두며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간 곳은 건설업계의 맏형인 현대건설이다. 총 사업비 규모는 7600억원 규모인 이 프로젝트는 현대건설의 페루 시장 첫 진출 성과이기도 하다. 현대건설은 이미 싱가포르, 미얀마, 홍콩, 필리핀 파나마 등에서 총 1조원 이상의 토목 및 철도 공사를 따내며 해외 수주 낭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초대형 메트로 사업을 따내며 파나마 시장을 개척한데 이은 또 하나의 철도건설 부문 성과다.

◇잉카 ‘마추픽추’의 관문 짓는 K-건설 = 페루 친체로 신공항 터미널 건설공사는 세계적 잉카문화 유적지인 마추픽추 관광수요 진작과 지역 물류혁신 및 신산업 창출을 위해 친체로 시에 연간 570만명 수용이 가능한 국제공항 터미널 및 활주로, 관제탑, 계류장 등 최첨단 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47개월의 공사기간에 설계 디자인과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첨단 선진 설계 기법인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ling)을 적용해 설계, 시공, 유지관리까지 전 과정을 디지털화해 관리하게 되며, 3차원의 건축물 모델링을 통해 디자인 차별화, 공기 단축, 공사비 감축 뿐 아니라 에너지 절감 효율도 극대화할 예정이다.

현지에서는 신 국제공항이 완공되면 5년 내에 쿠스코의 관광수입이 두 배로 증가되고 관광 관련 부대 산업에서 신규 일자리 등 부가가치가 창출돼 지역 뿐 아니라 국가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파나마 초대형 메트로 3호선 공사.

◇파나마 철도 사업 첫 진출 쾌거 = 현대건설은 국내·외 다수의 대형 철도 공사의 풍부한 수행 경험과 높은 기술력 등을 강점으로 기술, 상업 부문에서 세계 유수의 경쟁사를 제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필리핀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빌드, 빌드, 빌드(Build·Build·Build)’ 정책에 따라 지속적으로 대규모 인프라 개발이 기대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현대건설이 지난해 수주한 남북철도 제1공구 공사는 필리핀의 주요 국토개발사업으로서 마닐라 북부 말로로스와 클락 지역을 연결하는 총 연장 약 53㎞의 남북철도 건설사업이다. 필리핀 전역을 횡단하는 철도공사 총 5공구 중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제1공구는 지상 역사 2개와 약 17㎞의 고가교를 세우는 프로젝트로, 공사 기간은 착공일로부터 48개월이다. 필리핀 정부는 남북철도가 완공되면 수도 마닐라와 클락 간 이동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돼 접근성이 더욱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수도권 내 교통 문제를 완화하고 교통 관련 비용도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파나마 초대형 메트로 사업에도 진출했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2월 28억1100만 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의 파나마 메트로 3호선 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지분 비율은 현대건설 51%, 포스코건설 29%, 현대엔지니어링 20%다.

이 공사는 파나마 시티와 수도 서쪽을 연결하는 총 연장 25㎞의 모노레일 건설 프로젝트다. 공사기간은 착공일로부터 54개월이다. 파나마에서 추진된 인프라 건설 사업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파나마 정부는 완공 이후 파나마 시티 서측의 극심한 교통난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00년도부터 브라질 건설시장 개척에 성공한 현대건설은 콜롬비아 베요 하수처리장 수주 등을 통해 중남미 신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다지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에서 열린 소형 모듈 원자로 공동개발 및 공동배치를 위한 사업 협력 계약 체결식 모습. 홀텍사 크리스 싱 CEO(왼쪽), 현대건설 윤영준 사장이 사업 협력 계약(Teaming Agreement) 서명을 하고 있다.

◇‘토탈 솔루션 크리에이터’로 변신 = 현대건설은 신사업 진출을 통해 미래 건설사업을 선도할 선두주자의 위치를 선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에서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과 체결한 소형 모듈 원자로 개발 및 사업 동반 진출을 위한 사업 협력 계약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계약을 통해 ▲상업화 모델 공동 개발 ▲마케팅 및 입찰 공동 참여 ▲사업 공동 추진 등 사업 전반에 합의하면서 소형 모듈 원자로에 대한 글로벌 독점권을 확보했다. 현재 상세 설계 및 북미 인허가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인 홀텍의 160㎿급 경수로형 소형 모듈 원자로는 사막, 극지 등 지역 및 환경적 제한 없이 배치가 가능한 것으로 미국 에너지부의 ‘차세대 원자로 실증 프로그램’ 모델로 선정되는 등 안전성, 상업성 등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미래 신성장 엔진 확보 및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를 통해 ▲미래 대응력 강화 ▲친환경, 저탄소 신사업 영역 확장 ▲글로벌 시장에 대한 설계, 구매, 시공 등에서의 사업 독점 권한 확보 ▲북미 시장에 대한 참여 지분 확보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기반 및 미래 건설 사업을 선도할 초석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이번 계약을 통해 과거 수주·시공 중심 사업 업역에서 벗어나 미래 신기술 개발, 글로벌 영업, 구매, 시공 등 건설 전 단계 솔루션 파트너(Expanded EPC)로의 전환을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면서 "향후에도 건설 자동화,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 추진에 총력을 기울여 투자개발과 운영까지 건설 전 영역을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 크리에이터’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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