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통장에는 벌써 억'..미란이 "'플렉스' 가사 꼭 써보고 싶었어요" [엑's 인터뷰②]

조혜진 2021. 11. 30. 08: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곡들로 사랑받는 래퍼 미란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가사에 적게 된 계기를 밝혔다.

미란이는 30일 오후 6시 새 앨범 ‘업타운 걸(UPTOWN GIRL)’을 발매한다. 대중에게 이름 석자를 각인시킨 Mnet ‘쇼미더머니9’ 이후 1년 만에 선보이게 된 앨범 발매에 앞서 미란이는 엑스포츠뉴스와 만나 애정이 담긴 앨범을 직접 소개하고 앨범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 등을 이야기했다.

미란이의 이번 앨범은 ‘쇼미더머니9’으로 주목 받은 후 1년 만이라는 점과 프로듀서 팀 그루비룸이 수장으로 있는 레이블 에어리어(@AREA)에서 발표하는 첫 앨범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가 쏠렸다. 때문에 부담감이 컸다는 미란이는 “6월까지는 음악 프로젝트도 많이 하고 활동을 하다가 7월에 작업실에 딱 앉았는데 아무것도 써지지 않더라. 한 달 내내 빠짐없이 작업실에 왔는데도 한 자를 못 썼다. 그루비룸 오빠들도 애가 놀지도 않고 매일 작업실에 오는데 곡이 안 나오니 ‘뭐가 문제냐’ 했었다”고 슬럼프에 빠졌던 때를 떠올렸다.

그는 “원인이 뭘까 고민했는데 ‘VVS’, ‘데이지’에 제 스스로 갇혀있더라. ‘이런 이야기를 미란이가 하면 거부감을 느끼진 않을까’ 눈치를 보고 틀을 만들었다”며 “음악하려고 열심히 올라왔는데 못 만들고 있는 저를 보니 화가 나서 버려져도 좋으니 만들자했던 게 (수록곡인) ‘지겨워서 만든 노래’였다. 그 노래를 기점으로 앨범 작업을 시작했다”고 작업 비화를 들려줬다.

‘미란이의 힙합’을 정의하면서 그는 “제 삶 자체”라고 답했다. 미란이는 “제 이야기하기를 좋아하고, 그게 사람들의 마음에 닿았을 때 울림이 있으면 좋겠다. 그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삶이 녹아있는 가사들을 통해 드라마틱한 미란이의 삶을 엿보게 되기도.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고민은 없었는지 묻자 미란이는 “‘쇼미’에서 ‘VVS’할 때 처음으로 적나라하게 제 삶을 담았다. 남자 래퍼들은 스스럼없이 그런 이야기를 해왔다. 어떻게 하면 나를 각인시킬 수 있을까 고민해보니 내 이야기를 많이 안 했더라”며 “‘내 이야기를 하는 래퍼가 돼야겠다’ 생각했다. 여자든 남자든 상관없이 저의 단어들로 이야기를 했다.  힙합에서 제 이야기를 한 게 오히려 저는 멋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업타운 걸’은 가사에서도 미란이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데이지’ 싱글에서 아쉬웠던 점으로 “‘쇼미’의 미란이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그는 “허기짐과 가난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했었다. 이번에는 저의 바뀐 삶에 적응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일기처럼 쓰다 보니 다양한 내용이 나오게 됐다”고 밝혀 기대를 모았다.

그의 말처럼 앨범에 앞서 공개된 프리싱글 ‘람보!(LAMBO!)’에는 허기진 미란이가 아닌 ‘빈 통장에는 벌써 억 / 나는 헉하고 놀라’ 등의 가사가 등장한다. 이에 “‘플렉스’하는 노래를 꼭 써보고 싶었다”며 호탕하게 웃어 보인 그는 “그동안은 플렉스 할 내용도 없고, 입지 않은 옷을 들키면 멋이 없지 않나. ‘람보!’를 쓰면서 너무 멋있더라. 내 삶이 많이 바뀌긴 했구나를 많이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가장 큰 변화를 실감할 때로 미란이는 “이사하면서도 많이 느꼈다. 처음 자취를 해보는 건데 새로웠다.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먹는다. 가격표 안 보고 시킬 때, 토핑 다 추가할 때 많이 느껴지는 것 같다”는 소소하고 솔직한 답변으로 웃음을 안겼다.

‘바뀐 삶’에 적응하는 지난 1년,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예전의 생활로 돌아가진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그는 “활동을 하다가 비수기가 되면 저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는데, 이런 경험도 처음이었다. 활동을 하지 않을 때 사람들의 관심이 떨어지진 않을까? 이번 앨범 안 되면 다시 돌아가는 건 아닐까 고민들을 했던 것 같다”며 “이제 그 고민들이 쓸데없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런 것들이 계속 저를 틀에 가두더라. 번 아웃이 깨지면서 앨범 작업이 됐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직 래퍼로서의 안정감이 “크게 들지 않는다”는 미란이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고 부족하다고 느끼는 게 많은 건지 안정감보다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고 했다. 그는 “그 안에 조금의 안정감이 있다면 들어주는 사람이 생겼고, 회사가 생겼다는 것, 혼자가 아닌 같이 나아갈 수 있다는 것, 넘어져도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미란이는 “불안해하니까 주위에서 그게 좋은 거라고 하더라. 모든 걸 다 한 뒤, 하고 싶은 게 없는 아티스트가 불행한 거라고 했다. 가장 많이 성장할 수 있을 때니까 이게 나쁘다 생각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마음에 많이 새겼다”고 덧붙여 ‘하고 싶은 게 많은’ 미란이가 이어갈 음악 행보를 더욱 궁금하게 했다.

사진=에어리어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Copyright © 엑스포츠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