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코로나도 울고 가는 '소싸움' 열기.. 청도 관광 효자 자리매김
수입 증대·지역발전 동시 효과 손
익분기점 1000억.. 온라인 발매 절실
‘소싸움의 고장’ 경북 청도군 화양읍에 자리 잡은 청도 소싸움 경기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3월부터 주말이면 1t에 육박하는 우직한 싸움소들이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쳐 관람객의 환호와 박수소리가 울려 퍼진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12경기씩 24경기가 치러진다. 최대 30분 이내에 상대 소가 힘에 밀려 뒤로 물러나거나 엉덩이를 보이고 달아나면 승리한다.
청도 소싸움 경기는 경마처럼 합법적인 베팅을 할 수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싸움에 돈을 걸 수 있다. 이달 21일 기준으로 36회차 총 72일 884경기를 치러 총매출 200억원을 달성했다. 청도공영사업공사는 연말까지 매출 23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청도 소싸움 경기 시행자인 청도공영사업공사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 좌석의 20%인 하루 2000명의 관람객만 입장시키고 있다. 경기 3일 전부터 공사 홈페이지, 모바일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사전 예약자만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다.
청도 소싸움 경기는 우리 고유의 전통 민속문화를 계승 발전시켜 세계적인 문화관광 상품으로 개발하고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통해 한국관광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관광수입 증대를 통한 지역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청도공영사업공사가 설립됐고 소싸움을 건전한 관광 레저문화로 성장시키고자 전용 소싸움 경기장을 건립했다.
‘전통 소싸움 경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마나 경륜처럼 돈을 거는 현재의 경기 방식은 2011년 9월 3일부터 소싸움 경기장 공식 개장과 함께 시작됐다. 사람이 직접 경기에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고객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싸움소들은 경기를 위해 혹독한 훈련을 계속한다. 주된 연습은 타이어를 끼운 말뚝의 아랫부분을 머리로 들이받은 뒤 뿔을 이용해 타이어를 들어 올리는 훈련이다. 일부 소들은 타이어를 끌고 공터를 돌거나 주인과 산을 타며 체력훈련도 병행한다.
다양한 격투기술도 익힌다. 단단한 뿔로 상대의 머리와 몸통을 가격하는 ‘뿔치기’, 상대 뿔에 자신의 뿔을 걸어 목을 비트는 ‘뿔걸이’, 머리를 들이받고 무작정 힘으로 미는 ‘밀치기’ 등이다.
싸움소들은 보양식을 통해 몸을 만들기도 한다. 통상 볏짚에 풀과 메주콩·옥수숫가루·쌀가루를 섞어 만든 쇠죽을 주식으로 먹지만 일부 소들은 쇠죽 외에도 십전대보탕 같은 한약재로 만든 보양식도 함께 먹는다.
싸움소는 체중에 따라 갑·을·병으로 나뉜다. 헤비급에 해당하는 갑종(801㎏~무제한), 미들급에 속하는 을종(701㎏~800㎏ 미만), 라이트급에 준하는 병종(601㎏~700㎏ 미만)이다.
우리나라 사행산업 매출 규모가 연간 22조원대에 이르지만, 청도 소싸움 경기는 0.1%인 257억원으로 매출이 아주 미미하다.
청도공영사업공사 측은 매출상향제를 요청하고 있다. 전통 민속경기인 소싸움 경기를 전 세계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온라인사업도 꼭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싸움 경기사업이 7대 사행산업에 포함된 만큼 최소한 안정적인 시장 진입을 위해서는 최소한 손익분기점인 매출액 1000억원 이상(0.4%)은 돼야 경영이 정상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청도공영사업공사의 총 매출 한도는 260억원이다.
박진우 청도공영공사 사장은 “다른 사행산업은 70~80%가 장외 발매소에서 매출이 발생하지만 청도 소싸움 경기 사업은 본경기장 한곳에서만 수입이 발생해 매출 증대에 한계가 있다. 매출 다변화를 위한 온라인 우권 발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진우 청도공영사업공사 사장
“청도 소싸움 경기를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발전시키는데 노력하겠습니다.”
박진우(사진) 청도공영사업공사 사장은 지난 2월 취임 이후 경영 분석에 몰두했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소싸움 경기는 많은 경기 데이터를 축적했지만 빅데이터 활용면에서는 부족한 면이 많았다. 박 사장은 기초적이고 핵심적인 몇 가지 변화를 제시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우선 소싸움 경기 방식의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추구했다. 매출 증대를 위해 여름철 경기 시작 시간을 오전 11시에서 낮 12시로 변경하고 향후 야간 경기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하루 12경기에서 14경기로 확대 운영했다.
여기에다 지난 10년간 시도해 보지 않았던 ‘싸움소 체급 변경 및 우수싸움소와 선발싸움소 대결’ 등 특별 이벤트 경기를 편성해 공격적인 경영전략으로 청도 소싸움 경기 매출 증대와 소싸움 경기장 주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다.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열린 사장실’ 운영에도 나섰다. 고객, 싸움소 주인, 조교사, 심판들의 민원과 요구를 경청하고 충족시켜 상호 간의 친밀한 협력을 통해 특별이벤트 경기 등 새로운 경기 운영 방식을 적극적 수용해 예전과는 다른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청도 지역의 유일한 공기업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의 목표도 내걸었다. 박 사장은 한국대표 레저관광산업을 육성 발전시키고 발생한 수익의 일부는 아동, 청소년, 노인 등 지역의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환원할 수 있도록 사회 공헌 부서도 구축해 공기업으로서의 공공이미지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청도=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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