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50억클럽' 구속영장 청구 1호.."아들 퇴직금 알선수재"

김민중 2021. 11. 29.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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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전 무소속 의원. 뉴스1

검찰이 곽상도(62) 전 무소속 의원에 대해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사업자 선정 당시 하나은행컨소시엄 구성과 관련한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이른바 ‘50억 클럽’ 멤버 의혹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건 곽 전 의원이 처음이다.


곽상도, 대장동 ‘50억 클럽’ 첫 영장…12월 1일 구속 심사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29일 오후 4시 30분쯤 특정경제범죄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곽 전 의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서보민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12월 1일 오전 10시 30분 곽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곽 전 의원은 지난달 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에 의해 50억 클럽 멤버 6명 중 한 명으로 지목된 바 있다. 50억 클럽 인사들은 주요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56·구속기소)씨로부터 50억원을 이미 받았거나 추후 받기로 약속돼 있는 로비 대상으로 의심을 받았다. 김씨의 대화를 녹음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도 50억 클럽 관련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검찰은 앞서 곽 전 의원의 아들이 2015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화천대유 직원으로 근무한 뒤 퇴직금·위로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데 대해 곽 전 의원이 대장동 사업 관련 인허가 등에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라며 뇌물 혐의를 뒀었다.

곽 전 의원이 2013년 3~8월 청와대 민정수석, 2015년 3~11월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2016년 5월부터 최근까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대장동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포괄적’ 영향력을 끼친 것으로 의심한 것이다. 하지만 곽 전 의원이 대장동 도시개발 사업과 관련 성남시 등 인허가를 포함한 공무원 직무와 관련해 청탁한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한다.


檢 “하나은행컨소시엄 깨지지 않게 손쓰고 아들 통해 50억”


검찰은 대신 구속영장에서 2015년 3월 성남시가 민·관합동 시행사 중 민간사업자를 모집하기 직전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김씨로부터 “화천대유와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깨지지 않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하나은행 측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알선수재죄는 금융회사 임직원의 직무에 속하는 사항의 알선에 관하여 금품을 받은 경우 적용된다.

검찰은 여전히 곽 전 의원이 사업 인·허가가 원활히 되도록 부당한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의심하지만, 이 부분은 영장 범죄사실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검찰은 지난 10월 12일 화천대유 김씨에 대한 1차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당할 당시엔 곽 전 의원에게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봤다. 그러나 지난 27일 곽 전 의원을 17시간가량 동안 강도 높게 소환 조사한 끝에 “직무 관련성을 입증하기가 까다롭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는 알선수재 혐의를 적용했다고 한다.

11월 3일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뉴시스

곽상도 “검찰 제시 혐의 계속 바뀌어…장난치나”


검찰은 그동안 50억 클럽 리스트 중 곽 전 의원을 최우선 타깃으로 수사해왔다. 그의 아들이 퇴직금 등의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세간의 집중적인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 곽 전 의원이 야권 정치인인 데다 이달 11일 의원 자리에서 사직 처리되면서 수사 부담이 감소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법조계는 분석한다. 곽 전 의원은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자녀 등과 관련한 비위 의혹을 잇따라 제기하면서 ‘문재인 저격수’로 주목받아오기도 했다.

이날 곽 전 의원은 입장문에서 “저는 지금까지 국회의원으로 화천대유와 관련된 어떠한 일도 하지 않았고, 대장동 개발 사업에도 관여한 바 없다고 누차 말했다”며 “이번 구속 영장 범죄 사실에도 구체적으로 어떠한 부탁을 받고 누구에게 어떤 청탁을 했는지 드러나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무고함을 법정에서 밝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곽 전 의원은 지난 24일 중앙일보에 “검찰이 김만배씨에 대해 1차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는 내가 민정수석할 때 이야기라고 하더니, 우리 집 압수수색 할 때 보니까 국회의원 시절 일로 돼 있고, 아들 자산을 추징보전 할 때는 내가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할 때라고 계속 혐의가 바뀌었다”라며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비슷해야 상식적이지 않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가 아니라 장난을 치는 것으로 밖에는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앞서 26~27일 주말 동안 곽 전 의원과 박영수(69) 전 특별검사와 권순일(62) 전 대법관, 홍선근(62) 머니투데이미디어그룹 회장 등 ‘50억 클럽’ 의혹 대상자 중 4명을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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