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車 유상운송 시작한 서울..로봇이 배달·순찰·방역하는 시대 왔다
4km 11분대 주행…신호·코너링 안정적
28일 오후 자율주행차 시범운행 지구인 서울 마포구 상암동 일대 도로. 무전기에서 흘러나오는 ‘셋, 둘, 하나’ 카운트 다운에 맞춰 총 6대의 자율주행차량이 출발했다. 자율차들은 일부 차로를 통제한 도로를 따라 천천히 움직이는가 싶더니 이내 속력을 올렸다. 적색 신호등이 켜지면 정지선 약 1m 앞에서 정차했고, 좌회전 신호에도 망설임없이 출발했다. 코너를 돌기 전에는 차선을 변경하면서 속도를 줄이는 등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이날 레이싱에 참가한 자율차들은 ‘현대자동차 자율주행챌린지(대학생 자율주행차 경진대회)’ 본선에 오른 충북대·성균관대·인하대·계명대·인천대·한국과기원(KAIST) 연구진이 개발했다. 월드컵북로·상암산로·성암로·매봉산로를 따라 총 4㎞를 달리는 1차 주행에서 KAIST의 '카이로보틱스(KI-Robotics)'가 11분27초로 가장 빠른 기록을 내 우승했다. 다른 차량들도 12~19분대의 기록을 냈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한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은 30일부터 상암동에서 자율차 유상운송을 최초로 시작하는 2개 업체(42dot·SWM)에 영업면허(자율차 유상운송 한정운수면허)를 수여하고 ‘1호 승객’으로 자율차에 탑승했다. 오 시장이 탄 자율차는 상암동 에스플렉스센터에서 국악방송 앞까지 약 2.9㎞를 달렸다.
서울, 내일부터 자율車 유상운송 시작
서울시는 2026년까지 서울 시내 2차선 이상 모든 도로에서 자율주행차가 다닐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강남에선 내년부터 스마트폰으로 출발·목적지를 선택해 호출하는 로보택시를 이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강남 내부를 순환하는 자율주행 버스도 도입해 2026년까지 총 100대 이상 자율주행차를 운행한다.
내년 4월부터 청계천 일대에 '도심순환형 자율주행 버스' 2대를 도입하고 홍대·신촌·종각·흥인지문을 잇는 9.7㎞ 구간에선 심야자율주행 버스 노선을 신설할 계획이다. 2024년까지 ▶여의도~도봉(24.6㎞) ▶수색~상봉(23.8) ▶구파발~강남(24.6㎞) 등 총 4개 노선, 100대 이상의 심야 자율주행버스를 운행한다는 게 서울시의 계획이다.
세종엔 자율車 관제시설…800만GB 데이터 수집
세종시는 일반 공공도로에 ‘자율주행 컨트롤타워’ 격인 ‘자율주행 빅데이터 관제센터’도 구축을 완료했다. 자율차 운행을 관제하면서 차량-사물간 통신(V2X)을 연계해 자율차 운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데 주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최대 자율주행 데이터 저장공간(800만 GB)을 확보해 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세종시에서 간선급행버스(BRT)를 자율주행으로 운행,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정부청사 북측까지 약 4.8㎞ 구간을 최대 50㎞/h로 운행하는 시연에 성공하기도 했다.
특히 세종시는 자율주행 실외로봇 상용화 실증사업을 최근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세종신도시 중앙공원에선 전화(스마트폰 앱) 주문으로 사람이 아닌 로봇이 배달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내년 말까지 로봇이 ▶음식배달(업체명 트위니) ▶방역(라스테크) ▶순찰(언맨드솔루션) 등의 서비스를 하게 된다.
광주·세종, 무인 청소차, 배달로봇도
광주시 역시 지난해 7월부터 무인 노면 청소차량, 쓰레기 수거 차량을 자율주행으로 운영하는 실증 실험을 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평동산단 하남·진곡산단, 수완지구, 우치공원, 빛그린산단, 송정공원 등 7개 지역 16.79㎢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받으면서다. 광주시는 기존의 차체, 새시, 의장 등 차량부품 기업뿐 아니라 가전·광산업 등 100개 기업을 2030년까지 자동차 산업으로 전환, 선도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전북도는 군산 비응도 새만금 지역에 자율주행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기 위한 착공식을 지난 5일 열었다. 평소엔 자율주행으로 운행되다가 비상시에만 운전자가 개입하는 '레벨 3' 수준의 자율주행을 검증하는 시설이다. 실증도로 구축엔 사업비 200억원이 투입되며 국내 최장인 21㎞ 규모로 지어진다.
대구시 역시 지난 22일 대구국가산단 일원에서 자율차가 비보호 좌회전, U턴, 경찰의 수동 제어 정보까지 인지하는 주행을 전국 최초로 선보였다.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 박정국 사장은 “자율차는 단순 이동수단이라는 기본 기능을 넘어 인간의 부주의로 인한 사고와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막고, 운행 효율화로 지구 환경을 보전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국회차원에서 자율차 상용화 촉진과 기술발전 지원하는 관련법 제정해 제도적 뒷받침하고 있다”며“자율주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까지도 폭 넓게 국민의 의견을 들어 제도적 보완 방안을 늦지 않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허정원ㆍ김방현ㆍ김준희ㆍ진창일ㆍ김정석기자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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