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 사망에 각별한 애도를 전한 까닭
흑백의 사선 스트라이프, 사방으로 뻗은 애로우 프린팅, 따옴표 사이에 적힌 메시지들, 케이블 타이와 행 태그…. 이 독특한 디자인을 전 세계에 각인시킨 브랜드 오프화이트의 창업자 버질 아블로가 4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 산하 루이비통 최초의 흑인 남성복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그는 2년 동안 암과 싸웠지만 28일(현지시각) 끝내 숨을 거뒀습니다. 2013년 만든 오프화이트는 스트리트 감성과 하이엔드 패션을 접목한 디자인으로 수많은 기성 브랜드와의 협업을 이끌어내기도 했어요.
유가족은 아블로가 2019년 암 진단을 받은 후 치료를 병행하면서 패션, 예술 그리고 문화 영역에서 왕성히 활동했다며 고인을 기억했고,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겸 CEO도 같은 날 "버질은 천재적인 디자이너였을 뿐 아니라 선구자였고, 아름다운 영혼과 위대한 지혜를 가진 사람이었다"라고 했습니다.
고인이 만든 오프화이트는 한국 스타들도 사랑한 브랜드입니다. 그 중 방탄소년단은 브랜드가 아닌 아블로와 인연이 있는데요. 올 7월 아블로의 루이비통 컬렉션이 서울에서 스핀오프 쇼로 공개될 당시 방탄소년단이 함께 했습니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쇼 클로징과 함께 루이비통 공식 홈페이지를 장식했고, 버질 아블로는 개인 인스타그램에 이들의 사진을 올리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죠.
또 방탄소년단과 아블로는 지난해 글로벌 예술 프로젝트 'Do it (around the world)'에 같이 참여하기도 했는데요.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2년 만의 대면 콘서트를 성료한 방탄소년단은 아블로의 비보에 애도의 뜻을 표했습니다. 이들은 고인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당일 공식 트위터에 "버질 아블로의 명복을 빈다. 당신이 그리울 것"이라며 "당신과 함께 일하게 돼 영광이었다. 진짜 창의성 있는 천재"라고 적었어요.
방탄소년단은 LA 콘서트에 앞서 열린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시작한 아티스트로서 우리가 가진 정체성, 언어의 한계점 등 보이지 않는 벽이 아직 존재한다"라고 했습니다. 아시안 아티스트로서 편견과 맞서고, 자신과 닮은 이들을 위해 메시지를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패션을 통해 차별과 편견을 향한 목소리를 냈던 아블로에게 각별한 애도의 뜻을 전한 건 같은 세상을 꿈꾸며 활동했기 때문인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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