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파열 사망' 3살 아들 학대 계모, "살인 미필적 고의 인정"
3살 의붓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계모 이모(33) 씨가 지난 10월 이후 상습적으로 학대를 일삼은 정황이 포착됐다. 또 아이의 친부 또한 과거 아이를 40cm 높이 침대에서 발로 밀어 떨어뜨리는 등 학대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아이는 결국 외부 가격으로 인한 직장 및 대장 파열로 사망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9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붓어머니 이 씨가 상습아동학대 및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 송치된 것과 관련해 "특정된 범행은 10월 이후"라며 "(사건 당일을 제외하고) 2차례 정도 특정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진술과 휴대전화 메신저 포렌식 등을 확인해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씨가) 경제적 어려움과 육아 스트레스 때문에 힘들어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아동이 평소 밥을 잘 안 먹고 잘 자지 않아서 체벌해왔던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아이의 온몸에 멍이 든 것에 대해 이 씨는 "애가 (학대로) 정신을 잃어 깨우려고 꼬집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씨가 사건 당시 아들을 살해할 고의성이 있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범행 전후 지인과의 카카오톡에서 직접적인 입증자료로 보기 힘들지만 계모의 심경들이 확인이 됐다"며 "이 정도면 적어도 미필적 고의는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이던 지난 20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이씨를 긴급체포했으며, 이날 오전 상습아동학대 및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 송치했다.
이중 아동학대살해 혐의는 지난 3월 시행된 일명 '정인이법(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에 신설된 조항으로, 아동학대치사보다 무거운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이씨는 당시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119가 아닌 친부 A씨에게 상황을 알렸다.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는 B군(3)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B군은 같은 날 오후 8시33분쯤 끝내 사망했다.
친부 A씨 역시 방임 및 학대 혐의로 이날 불구속 송치됐다. 친부 A씨 또한 계모와 함께 생활하기 전 40cm 높이의 침대에서 아이를 발로 밀어 떨어뜨리는 등 학대를 했다는 추가 진술도 나왔다. A씨는 방임 혐의에 대해서는 시인하고 있지만, 자신의 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이들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B군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직장(대장) 파열이 B군의 직접적 사망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구두소견을 밝혔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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