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 동포 '91년생 워킹맘' 디나, 尹 공동선대위원장 맡았다
“러시아에서 온 디나라고 합니다. 현재 워킹맘이라서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오늘도 아기 봐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직속 청년위원회 발족식. 한국말이 어색한 젊은 여성이 일어나 이렇게 말했다. 이 여성은 사할린 강제이주 동포의 손녀인 스트류커바 디나(30)씨. 앞서 행사 초반부 윤 후보가 “여기 청년위원들이 열 명 이상 됩니다만, 제가 두 분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며 지목한 사람 중 한명이기도 했다. 디나씨는 다음날인 29일 국민의힘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됐다.
윤 후보와 디나씨의 인연은 넉 달 전인 지난 8월 1일 시작됐다고 한다. 당시 경선 캠프 내 청년 조직이던 ‘상상23’ 출범 당시 디나씨는 연구위원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디나씨는 출범식 당일 현장에 못가고 화상회의 시스템 ‘줌’을 통해 윤 후보와 대면했다. 당시 상황이 윤 후보의 머릿속에 각인돼 있었다는 게 윤 후보 측의 설명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디나씨를 통해 강제이주 동포의 후손, 다문화, 청년과 여성 등 우리 사회의 소외 계층을 살필 예정”이라고 전했다.
"청년 역량, 국정운영의 동력으로 삼겠다"
윤 후보는 “윤석열 정부는 청년 프렌들리 정부가 될 것”이라며 “청년은 선거 때 쓰고 버리는 정치적 액세서리가 아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청년은 정책의 시혜 대상이 아니라 국정 운영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의 뛰어난 역량, 열정, 패기, 도전 정신을 국정운영의 동력으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인선 작업 실무자들에게 “참신한 피를 선대위에 계속 수혈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공동선대위원장단엔 김기현 당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이름을 올렸다. 경선 당시 홍준표 캠프 좌장이었던 5선 조경태 의원도 합류했다. 외부 인사론 디나씨와 함께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선임됐다.
이 교수의 경우 이준석 당 대표가 “젠더 문제에 대한 입장이 당과 다르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출했던 인사였지만, 윤 후보가 공동선대위원장 임명을 관철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조수진 선대위 공보단장은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는 이 교수에 대해 ‘이대녀(20대 여성)뿐 아니라 폭넓게 지지층이 있다. 이런 분을 모셔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권성동 의원이 당 사무총장으로 이동하며 공석이 된 후보 비서실장엔 경남 거제가 지역구인 초선 서일준 의원이 임명됐다. 서울시 9급 공무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청와대 행정관, 경남도 국장, 거제 부시장 등을 지냈다.
배현진ㆍ정미경ㆍ김용태ㆍ윤영석 최고위원 등은 당연직 선대위 부위원장에 선임됐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클린선거전략본부장을 겸임한다. 호남 출신인 유종필 전 관악구청장은 특별고문, 검찰 출신 유상범 의원과 정점식 의원은 각각 법률지원단장과 네거티브검증단장에 선임됐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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