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상징,파주 민통선 '캠프 그리브스'..2년 만에 전시 재개
전익진 2021. 11. 29. 15:55
‘캠프 그리브스’가 코로나19를 뚫고 돌아왔다. 냉전과 분단의 상징이었던 경기도 피주시 민통선 내 미군 기지다. 반환 공여지였던 캠프 그리브스는 문화와 평화의 공간으로 변신했다. 경기도는 12월 1일부터 미디어 아트, 설치 미술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캠프 그리브스 탄약고 프로젝트’를 재개한다고 29일 밝혔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에 발맞춰 다시 전시를 재개하는 것이다.
━
캠프 그리브스, 2004년 미군 철수한 반환 공여지
캠프 그리브스는 1953년부터 미 육군 2사단 506연대가 2004년 8월 철수할 때까지 50여년간 주둔했던 미군 반환 공여지다. 경기도가 2013년 건축물 원형을 그대로 활용, 민통선 내 유일 역사·문화·예술 체험시설로 탈바꿈해 개방한 DMZ(비무장지대) 대표 문화예술 관광명소다. 지난 9월엔 ‘평화 임진각 곤돌라’ 이용객에 한해 갤러리 그리브스 일부를 개방하면서 약 2개월간 5만여 명이 방문했다.
이번 탄약고 프로젝트는 캠프그리브스의 공간적 특수성을 활용해 DMZ의 의미와 가치를 담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드는 ‘캠프그리브스 문화재생 사업’의 일환이다. 2018년 8월 ‘DMZ 평화정거장(DMZ Peace platform)’을 계기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후 2019년 하반기부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병,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2년간 프로젝트 운영을 중단했다.
━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탄약고1에서 ‘미디어 아트 프로젝트’, 탄약고2에서 ‘설치미술 프로젝트’를 각각 만날 수 있다. 작품의 전시 기간은 내년 10월 15일까지 약 10개월간이다.
경기도, 12월 1일 ‘캠프 그리브스 탄약고 프로젝트’ 재개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탄약고1에서 ‘미디어 아트 프로젝트’, 탄약고2에서 ‘설치미술 프로젝트’를 각각 만날 수 있다. 작품의 전시 기간은 내년 10월 15일까지 약 10개월간이다.
‘미디어 아트 프로젝트’는 가상의 영상을 현실과 접목해 착시현상을 유발하는 기법인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을 활용한다. 이승근 작가의 ‘이 선을 넘지 마시오’를 공개한다. 이 작품은 관람객이 직접 바닥의 선을 따라 어두웠던 분단의 역사에서 밝은 평화와 희망의 에너지가 가득 찬 세상으로 나가게 함으로써 DMZ와 평화의 가치를 체득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154.98㎡ 규모의 탄약고 전체 공간을 영상과 음향, 조향으로 채워 몰입도를 극대화했다.
‘설치미술 프로젝트’에서는 지난 2018년 DMZ 평화정거장 당시, 국내 최초로 공개해 관람객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김명범 작가의 설치미술 작품 ‘원(ONE)’을 다시 선보인다. 이 작품은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듯 박제 사슴의 뿔에 죽은 나뭇가지들을 탄약고 천장까지 확장·연결한 작업물이다. 분단의 상흔을 안은 채 수년간 방치됐던 곳을 평화와 희망을 그리는 창조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갤러리 그리브스에서는 상설 전시 프로그램으로 김명범 작가의 영상 작품 ‘수평의 공간’도 전시 중이다. 신준영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전시와 공연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캠프 그리브스를 명실상부 DMZ 대표 명소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임진강 남북과 민통선 안팎 잇는 곤돌라, 관광 명물
파주 민통선 관광의 새로운 명물인 ‘임진각 평화 곤돌라’는 임진강 남북을 가로지르며 운행한다. 민간지역인 임진강 남쪽 임진각 관광지와 안보 체험관인 임진강 북쪽 반환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 간 850m 구간을 잇는다. 곤돌라 캐빈은 10인용이다. 26대(일반 캐빈 17대, 크리스탈캐빈 9대)를 운행한다.
곤돌라는 임진각 하부 정류장을 출발해 임진강을 가로질러 민통선 내 캠프 그리브스 상부 정류장에 하차하며 순환 운행한다. 파주시는 임진각 평화 곤돌라를 찾는 관광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곤돌라 상부 정류장(백연리)에서 노상리 전망대 구간에 길이 300m, 면적 1076㎡ 규모로 임진강 민통선 탐방로와 전망대를 조성했다. 전망대에서는 곤돌라 이용 관광객이 탁 트인 민통선의 임진강과 장단반도, 임진각, 6·25전쟁 때 끊어진 철교 등 다양한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탄약고 프로젝트는 캠프 그리브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또는 경기관광공사로 문의하면 된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중앙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황운하 "윤석열 지지자, 대부분 저학력 빈곤·고령층" 썼다 뭇매
- "이게 K-방역이냐, 문재인 정부 참 무능" 백신패스 뿔난 고2 학생
- 중앙일보 - 네카라쿠배 성장의 비밀
- 이재오 "김건희, 안 나오는 게 아니라 못 나오는 것"
- "네가 가슴 주물러서…" 추행 고소한 불법 카풀녀의 거짓말
- 할머니에 무릎 꿇린 미용실 사장, 사과문 또 올렸다 "정말 죄송"
- BTS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어, 그래미 받고싶다"
- "집값 폭등·격무 시달려"…외신이 본 한국 '멍때리기'가 슬픈 이유
- 노무현 빼곤 역전 없던 대선 D-100 민심…"이번엔 예측 어렵다"
- 5시간 줄 서서 먹는다…LA 한인타운 발칵 뒤집은 'BTS 곱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