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왜 이리 안 와"..심정지 쓰러진 아이, 택시기사가 살렸다 [영상]

하수영 2021. 11. 2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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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가 길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진 아이를 심폐소생술을 해 살렸다는 훈훈한 사연이 알려졌다.

29일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는 지난 27일 오전 10시경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 앞 송파사거리에서 있었던 일이 담겨 있는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블랙박스 차량은 택시였다. 택시기사 A씨는 신호대기 중, 길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아이를 발견했다. 아이 엄마는 택시에 타기 위해 아이를 두 팔로 안고 택시로 다가왔다.

그 순간 택시에서 급하게 내린 A씨는 아이를 길에다 눕히고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이후 응급실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줬다. 아이는 A씨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알고 보니, A씨는 호텔 안전관리실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으로, 얼마 전 호텔을 그만둔 후 개인택시를 시작했다. 호텔에서 일하며 배운 심폐소생술로 아이를 살린 것이다.

영상을 제보한 A씨 지인은 “내가 아는 분이 너무 좋은 일을 하셔서 제보한다”며 “이 분을 칭찬해 달라”고 말했다.

A씨는 지인을 통해 “처음에는 엄마랑 아이가 장난하는 줄 알고 그냥 보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아이 다리와 머리가 축 처져 있어 심상치 않아 보였다”며 “차에서 내려서 보니 아이는 의식이 없었고 아이 엄마는 울면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가) 이미 앞으로 한 번 고꾸라져서 입 안에 피가 고여 있었다”며 “그래서 심폐소생술을 하며 아이 엄마에게 119를 부르라고 했고 심폐소생술 중 아이 의식이 돌아왔다. 그런데 119가 그때까지도 도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날씨가 너무 추워서 일단 택시 안에서 기다리라고 했다”며 “그런데 119가 너무 안 와서 아이 엄마에게 119 신고 취소하라고 하고 OO 병원 응급실로 데려다줬다. 아이 엄마가 택시비라도 준다는 걸 뿌리치고 그냥 왔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기사님이 아이 생명의 은인이다” “아주 감동적이다” “진정한 영웅이다” “큰일 하셨다” “심폐소생술 교육을 꼭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서울소방재난본부는 119 출동 지연 관련 지적에 대해 “27일 10시 3분에 신고가 접수돼 10시 5분경 구급대가 출동했다”며 “구급대 출동 중에도 서울종합방재센터 의료상담 시 환자 경련이 멈춘 상태로 호전됐다는 내용의 의료 상담을 했다. 이후 택시기사가 본인 택시로 이송한다고 10시 10분에 구급신고를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구급대는 현장 500m 인근까지 접근했으나 방재센터 지시로 119안전센터로 복귀했다”며 “구급대 출동이 지연된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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