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조각가의 영원한 정신성을 현대 사진으로 포착한 '불멸의 초상' #인싸 전시
근대 조각의 거장 故 권진규의 자소상 및 종교 도상(예수상 및 불상)이 현대 사진가의 카메라를 통해 재탄생했다. 2인 작품전 〈불멸의 초상: 권진규X목정욱〉 전은 인물 사진 영역에서 출중한 역량을 발휘해 온 패션 포토그래퍼 목정욱이 권진규의 조각들을 현대 사진가의 관점으로 해석해 선보인다.
권진규는 외세에서 벗어나 '한국적 리얼리즘'을 정립하고자 한 우리나라 근대 조각의 선구자이다. 청년 시절 일본에서 유학하며 서구의 최신 조소 기법을 배운 그는 1959년 귀국 후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 언어로 발전시킨 인물상, 동물상, 부조 등을 만들었다. 그렇게 완성된 권진규의 작품 세계에는 동서양을 넘나드는 미학적 관점과 문명 이전의 원초적인 이상 세계에 대한 추구가 드러난다.
이번 전시에는 시대, 사회, 나아가 예술의 현실을 뛰어 넘는 숭고미를 조각으로 빚고 깎아 온 권진규가 당대의 고독 속에서 자신의 내면으로 침잠하여 완성한 완숙기의 자소상 6점, 종교적인 구원에 대한 갈망을 담은 예수상과 불상 등 조각 8점이 소개되고 있다.
여기에 포토그래퍼 목정욱의 사진은 권진규의 예술혼이 근대적 이해의 틀 속에 갇히지 않고 현대의 신선한 시각 속에서 새로운 영속성으로 재해석될 수 있도록 감상의 폭을 확장한다. 특히 스스로의 인간적 심연과 정신적 초월성의 갈망을 압축한 자소상 속 권진규, 그리고 예수와 부처의 얼굴들이 목정욱의 사진 30여 점 속에서 커다란 에너지를 발현한다.
영원불멸한 정신성과 숭고미를 추구한 권진규의 조각들과 이 작품들을 오늘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목정욱의 사진 작업들은 갤러리 공간을 과거와 현재가 끊임없이 공명하는 교감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전시 기간 중에는 연계 사진집 〈불멸의 초상: 권진규X목정욱〉도 출간된다. 27일부터 12월28일까지, PKM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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