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사망' 을지대 병원, '첫 1년 퇴사 금지' 조항 없앤다
의정부 을지대병원은 최근 신입 간호사가 괴롭힘을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논란이 된 계약서 조항을 삭제하는 등 조직문화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을지대병원은 29일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조직문화를 개선해 악습의 고리를 끊겠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특히 근로계약서 내용 가운데 ‘1년 동안 퇴사할 수 없고 다른 병원으로 이직할 수 없다’는 특약 조항을 삭제했다.
또 간호사 업무의 서면 인수·인계 활성화, 병동순회 당직제 도입 등을 결정했다. 행동지침 매뉴얼을 배포하고 정기적으로 근무 환경에 대한 설문조사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병원은 경력 간호사를 추가로 채용하고 휴게 공간을 확장하는 한편 부서 운영·복지비를 증액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번 사망 사고로 외상 후 스트레스 등 어려움을 겪는 직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관련 프로그램을 확대해 지원할 방침이다.
이 밖에 직장 내 괴롭힘 근절·예방 표준 매뉴얼 개발·배포, 신규 직원의 후견인 선택제 신설, 고충 처리 전담 직원 배치, 병원장 직속 조직문화개선위원회 운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병원 측은 그러나 이 사건과 관련해 내부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는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병원은 진상조사위를 연말까지 운영해 조사 대상과 범위를 확대하고, 수사결과 관련자의 혐의가 인정되면 징계위원회 회부 등 엄정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병원은 “일부 관계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등 자체 조사만으로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한계가 있다”며 “섣부른 발표로 제2, 제3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어 별도 발표 없이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병우 병원장은 “직원의 불편과 어려움 등을 주의 깊게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실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조치와 개선을 통해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이 병원 신입 간호사인 A씨는 지난 16일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 측은 간호사 집단 내부의 가혹 행위인 이른바 ‘태움’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주장하며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
「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노무현 빼곤 역전 없던 대선 D-100 민심…"이번엔 예측 어렵다"
- "네가 가슴 주물러서…" 추행 고소한 불법 카풀녀의 거짓말
- 중앙일보 - 네카라쿠배 성장의 비밀
- BTS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어, 그래미 받고싶다"
- 이재오 "김건희, 안 나오는 게 아니라 못 나오는 것"
- "집값 폭등·격무 시달려"…외신이 본 한국 '멍때리기'가 슬픈 이유
- 5시간 줄 서서 먹는다…LA 한인타운 발칵 뒤집은 'BTS 곱창'
- "할리우드인 줄"…결별 10년된 김혜수·유해진 뭉친 이유
- 장제원 '장순실' '차지철'에 발끈…진중권 "풉, 고소하세요"
- "오빠폰에 몰카" 與의원실 비서 여동생이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