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갈등 없앤 삼성, 젊은 경영진 키우고 정년 이후 보장한다

정길준 2021. 11. 2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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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I.

삼성전자가 내부 혁신을 가속하기 위해 조직 운영안을 대폭 수정했다. 성과 위주 지표로 젊은 경영진을 육성하고,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정년 이후를 보장한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인재 경영 의지가 돋보인다.

삼성전자는 승격제도·양성제도·평가제도를 중심으로 한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29일 발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본지에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고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경력 개발 기회와 터전을 마련하며 상호 협력과 소통의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방향이다"고 밝혔다.

먼저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과감히 중용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는 삼성형 '패스트트랙'을 구현한다.

부사장·전무 직급은 '부사장'으로 전격 통합한다. 임원 직급단계를 축소하고 '직급별 표준 체류기간'을 폐지해 젊고 유능한 경영자를 조기 배출하는 기반을 마련한다.

직원 승격의 기본 조건이었던 직급별 표준체류기간을 없애는 대신 성과와 전문성을 다각도로 검증하기 위한 '승격세션'을 도입한다.

또 고령화와 인구절벽 등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축적된 기술력·경험의 가치가 존중받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우수인력이 정년 이후에도 지속 근무할 수 있는 '시니어 트랙' 제도를 시행한다.

회사 인트라넷에 표기된 직급과 사번 정보를 삭제하고, 매년 3월 진행되던 공식 승격자 발표도 폐지한다. 상호 존중과 배려의 문화 확산을 위해 사내 소통은 '상호 존댓말 사용'을 원칙으로 할 예정이다.

회사는 다양한 경력 개발 기회도 제공한다.

'사내 FA 제도'를 도입해 같은 부서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 다른 부서로 이동할 수 있는 자격을 공식 부여한다.

국내 및 해외법인의 젊은 우수인력을 선발해 일정기간 상호 교환근무를 실시하는 'STEP 제도'를 신규 도입해 차세대 글로벌 리더 후보군을 양성한다.

육아휴직으로 인한 경력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해 '육아휴직리보딩 프로그램'을 마련, 복직 시 연착륙을 돕는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주요 거점에 공유 오피스를 설치하고, 유연하고 창의적인 근무환경 구축을 위해 카페·도서관형 사내 자율근무존을 마련한다.

삼성전자는 성과관리체제를 전면 도입해 조직 시너지 창출에 힘을 쏟는다.

'엄격한 상대평가' 방식에서 성과에 따라 누구나 상위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절대평가'로 전환한다. 다만 고성과자에 대한 인정과 동기부여를 위해 최상위 평가는 기존과 동일하게 10% 이내로 운영한다.

부서장 한 명에 의해 이뤄지는 기존 평가 프로세스를 보완하고 임직원 간 협업을 장려하기 위해 '피어 리뷰'를 시범 도입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제 막 (개편안을) 발표한 상황이라 대외에 공개할 수 있는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없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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