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무브 본격화]증시서 자금이탈..은행에 돈이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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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금리' 시대가 종료된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부동산시장에 몰렸던 돈이 은행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자금의 대이동)' 현상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 교수는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뭉칫돈들이 안정적인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당기간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와 은행 예금으로 들어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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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등장
불안한 주식시장..돈 몰리는 은행 예금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성기호 기자]‘제로금리’ 시대가 종료된 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부동산시장에 몰렸던 돈이 은행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자금의 대이동)’ 현상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이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과 함께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등장이 위험자산 회피 현상을 부채질해 자금흐름 속도를 더욱 가파르게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이달 24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653조135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8월26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시중자금은 지난 달 은행으로 뭉칫돈이 대거 흘러들어갔다. 10월 정기예금 순증액만 20조4583억원으로 최근 3년 내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25일 한은이 0.25%포인트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 은행으로의 자금 쏠림은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이 빠른 속도로 예·적금 금리를 최고 0.40%포인트 인상하면서 쥐꼬리였던 예금 금리 메리트가 높아진 영향이다. 실제 은행 창구로도 예·적금 관련 문의가 평소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는 게 은행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코로나19 신종 변이 출몰 등 최근 거세진 국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머니무브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 문턱을 높인 이후 빚투(빚내서 투자)가 힘들어진 것도 돈의 흐름에 영향을 줬다”면서 "이달에도 계속 은행 예금에 돈이 들어오고 있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증가폭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도 은행에 쌓이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거주자 달러예금은 53억7000만달러 증가한 875억2000만달러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달러예금은 지난 8월(803억8000만달러), 9월(821억5000만달러)에 이어 10월까지 석달 연속 증가 추세다.
반면 주식시장에서는 자금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0.29포인트(-1.03%) 내린 2906.15에 출발한 이날 오전까지 11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0조795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5월 이후 1년6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연초 26조4778억원에 비하면 60% 가량이 빠진 셈이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지난 8월 15조5218억원을 기록한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다. 주식시장이 활기를 잃으면서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는 은행 요구불예금도 10월 말 627조3916억원으로 9월말 637조5782억원 대비 약 10조원이 줄었다.
오정근 건국대 경제학 교수는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뭉칫돈들이 안정적인 은행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당기간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와 은행 예금으로 들어가는 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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