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VS 제2의 바다이야기"..NFT에 대한 게임업계 두 시선

강한결 2021. 11. 2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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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의 새로운 화두로 자리매김한 P2E(플레이투언) 모델.   그래픽=이희정 디자이너

가상화폐 거래를 위한 필수조건인 블록체인이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국내 게임업계도 발 빠르게 블록체인 기술 확보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위메이드 등 선두주자에 이어 컴투스와 게임빌,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일원인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까지 이른바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구조인 ‘플레이투언(Play to Earn·P2E)’ 도입을 시사했다.

NFT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통해 보장받는, 디지털 데이터의 '인증서'에 해당한다. 단 하나의 파일이다 보니 원본성과 희소성을 인정받는다. 그동안 NFT는 예술 작품과 콘텐츠 분야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최근에는 게임 산업으로도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게임 내에서 수확한 아이템을 가상화폐로 환전해 수익을 얻을 수 있어 특히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메이드는 국내 NFT 게임을 선도하고 있는 개발사다. 지난 8월 출시된 위메이드의 ‘미르4’ 글로벌 버전에는 블록체인 기반의 NFT 기술을 적용한 P2E 구조가 도입됐다. 이용자는 게임 내 광물인 ‘흑철’을 모으면 게임 코인 ‘드레이코’로 바꿀 수 있다. 이 드레이코는 국내외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위믹스 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다.

한편 컴투스는 다음해 출시 예정인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P2E 방식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30일 컴투스 홀딩스라는 사명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게임빌은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에 잇따라 투자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엔씨는 지난 11일 2021년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NFT(대체불가토큰)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TF를 만들어서 준비해왔고 내년 중엔 NFT, 블록체인을 결합한 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대감 등이 더해지면서 관련 소식 발표 이후 엔씨의 주가는 약 30% 상승하기도 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반의 NFT 기술은 국내 게임산업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사는 NFT 기반의 P2E를 도입함으로 과금 유도 부담 없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BM)을 제시할 수 있고, 이용자들은 과금을 줄이는 대신 돈을 벌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NFT가 게임산업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면 게임사와 이용자 모두 만족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다만 게임물관리위원회 등의 유관기관에서 NFT를 제재 대상으로 보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내 게임사들의 NFT 도입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게임 속에서 사용될 가상자산 및 NFT가 과도한 사행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임 규제 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게임 내 NFT가 도입되면 과도한 사행성이 우려된다며 블록체인게임의 등급분류를 거부하고 있다. 현재 블록체인 게임은 19세 이용가로도 등급분류가 되지 않기에 성인 게임으로도 즐길 수 없는 상황이다. 현행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은 게임의 사행성 측면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때문에 앞서 언급한 미르4는 글로벌 버전이 아닌 국내버전에서는 ‘채굴’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적지 않은 국내 이용자들은 VPN(우회접속)을 통해 국가 IP를 변경해서 글로벌 버전을 플레이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게임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이 나온다. “2004년 사행성 게임으로 사회적인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바다이야기’의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한 관계자도 있었다.

대형게임사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했던 한 관계자는 “얼핏 보면 게임을 하는 재미와 함께 돈을 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도 불법으로 진행되고 있는 게임 작업장 시스템이 게임의 재미를 망치고 있는데, NFT 도입이 합법화된다면 도박판으로 전락할 수 있다”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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