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8세 선대위원장에게 물었다 "이재명 어때요?"
[박소희 기자]
▲ 28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광주여고 3학년 남진희(18) 양이 이재명 후보를 소개하고 있다. 2021.11.28 [광주전남사진기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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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왜 이 자리에 섰는지 많이들 궁금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이틀 전만 해도 제가 여기 나올지 몰랐다. 참 오래 살고 볼 일이다(웃음)."
그는 "대한민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는 데에 청소년·청년의 목소리를 내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내년 대선에서 처음 투표한다"고 했다. 이어 "뚜렷한 철학과 비전이 있는 대통령, 약속한 것을 반드시 지키는 대통령, 우리 모두의 안전을 지켜주는 대통령,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줄 대통령, 국민과 언제나 함께 할 대통령을 바란다"며 이재명 후보를 소개했다.
남양은 지난주 막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본 고등학교 3학년, 만 18세다. 전날엔 정치외교학과 진학을 위해 면접도 봤다. 대입으로 정신없이 바쁜 그가 어떻게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이 됐을까. 남양은 "수능 일주일 전에 갑작스레 연락을 받았다"며 "부담도 느꼈지만, 좀더 사회문제에 관해 적극적으로, 또 올바른 방향으로 발언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스스로 그 책임감도 느낄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수능 후)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당원은 아니다. 그에게 직접 선대위원장을 제안했던 강수훈 민주당 광주시당 대선공약기획실장(선대위 상임선거대책본부장)은 "이번 선대위는 단순히 당원 중에서 모신 게 아니라 '열린 선대위'로 구성했다"며 "다른 공동선대위원장 중에도 당원이 아닌 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지역선대위 가운데 이날 처음으로 출범한 광주 선대위는 공동선대위원장 10명 중 송갑석 광주시당위원장을 제외한 9명 모두를 2030세대로 구성했다. 남녀 비율도 5대 5 동수다. 여기서 남진희양은 가장 젊다. <오마이뉴스>는 여러모로 그에게 궁금한 점이 많아 28일 출범식 후 만났다.
"제가 왜 이 자리에 섰는지 궁금하실 텐데..."
- 청소년 노동인권, 기후위기 등 다양한 사회문제에 관한 목소리를 내왔다고 들었다. 본인 소개를 좀더 부탁드린다.
"저는 광주여자고등학교 학생회장이고, 학생회장 연합체인 학생의회 10기 의장이다. 학생의회는 매년 각 학교 학생회장들이 정기적으로 만나서 의논하는 자리인데, 거기서 학교문제뿐 아니라 청소년 노동인권, 기후위기 등에 관해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 그런데 민주당 선대위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는가.
"사회문제에 관해 목소리를 내다보니까 제게 관심을 가져준 분이 계셔서 제안을 받았다. 저는 사회문제에 대해 (저만의) 의견을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이런 자리라면 (제 의견이) 훨씬 더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봐서 참여하기로 했다."
- '사회문제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었나.
"학생의회는 교육청 소속이라 교내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그런데 교실, 또 학교에서 가장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주제가 무엇일까 생각했더니 기후위기더라. 학교 동아리 등 여러 곳에서 교육을 많이 받고 있다. 그래서 각 학교들이 연합해서 공동의제로 기후위기를 설정, 그에 대처할 수 있는 실천들을 해보면 좋겠다고 뜻을 모아 활동했는데 학생의회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예상보다) 더 많이 관심을 가져줬다. 그 계기로 청소년의 힘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알게 됐고, 이후에도 (다른 사회문제에 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게 됐다."
- 부모님이 반대할 수도 있었을 텐데, 혹시 민주당 당원인가.
"저도 아니고, 부모님도 아니고 아주 평범한 집이다. 그런데 제가 학생회장이나 학생의회 의장 활동을 잘 했기 때문에 (선대위 참여가) 좋은 기회라면서도, 반면에 (제게 쏟아질) 관심이라는 게 긍정적인 것도 있지만 부정적인 것도 존재하기 마련이니 잘 생각해서, 제가 좀더 책임감 있게 행동할 마음이 있다면 참여해도 좋다고 하셨다.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출범식을) 보러 오셨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8일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이재명은 합니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1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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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청소년들이 관심 많은 주제가 기후위기인가.
"다수 학생이 많이 신경 쓰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점점 문제의식 가진 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 그만큼 정치권에서도, 특히 차기 대통령도 제일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이슈인가.
"네. 최근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6)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지 않았나. 기후위기가 중요한 문제인데, 그만큼 잘 협의되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서) 좀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 또 어떤 문제에 다음 대통령이 주목하길 바라는가.
"학생으로서 청소년 참정권 교육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만 18세 참정권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학교에서는 그에 부응하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참정권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도는 바뀌었지만 우리에게 제대로 알려주는 부분이 적다보니 선거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정확한 정보 등을 접하지 못해) 불이익을 얻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본다."
- 다음 대통령으로서 이재명 후보를 택한 셈인데, 실제로 만나보니까 어떤가.
"오늘 처음 봤다. 직접 뵈니까... 저희는 좀 뭔가 다르게 생겼을 것 같았는데 되게 친근했다. 제게 지금까지 정치는 되게 멀어보였다. 왜냐면 제 목소리가 거기까지 닿는 것도 한계가 있고, 사회가 그렇게 쉽게 변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런데 오늘 이재명 후보를 뵙고는 충분히 제 목소리도 닿을 수 있고, 변화도 이뤄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보 말씀도 그렇고, 친근하게 느껴져서 제가 의견을 낸다면 (잘) 들어줄 것 같다고 생각했다."
- 따로 연락하라는 이야기는 없었나.
"아휴 그런 말씀은... 아쉽지만 안 하셨다. 제가 먼저 말씀드렸어야 했는데(웃음)."
"뉴스 보면 정치는 싸우기만... 선대위가 변화의 시작점되길"
- 출범식 '선문명답(선대위가 묻고, 이재명과 답을 찾다)' 시간에는 "42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최근 전두환씨가 사망하기도 했는데, 광주의 고등학생으로서 어떻게 느꼈나.
"먼저 안타까움이 들었다. 저희는 5.18 계기교육도 받고, 많은 학교에서 학생회를 중심으로 5.18을 기억하기 위한 활동들도 하고 있어서 학생들의 인식(수준)은 높은 편이다. 그런데 여전히 5.18을 왜곡하고, 또 진상규명이 잘 이뤄지지 않고, 피해보상도 부족한 것과 관련해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사망하면서 (5.18의 진실이) 좀더 미궁으로 빠지게 되는 것 같아서 많이 안타까웠다.
제가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 대내외적으로 역사이슈가 꾸준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대내적으로는 5.18, 4.3도 있고 대외적으로는 일본과의 역사갈등도 있고. 사실 매우 중요한 사안들인데 계속 해결되지 않고 있는 부분들이다. (여야) 대선후보들에게 5년이란 시간이 짧을 수도 있지만, 그 기간 동안 이 문제에 관해서 어떤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기도 하다."
- 친구들끼리 요즘 대선 얘기를 많이 하는가. 어떤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거나.
"수능이 저번주에 끝나서 아직 대화는 안 나눠봤는데... 제가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느낀 것은 많은 분들이 청소년 참정권과 관련해 '뭘 알고 투표하겠어'라고 본다. (이런 의견들이) 무조건 부정적이고 옳지 않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걱정과 우려도 관심의 일부분이다. 그런데 제 경험으로는 교내문제나 사회문제에 학생들이 관심이 많고, 공동으로 힘을 모을 때에는 충분히 협력했기 때문에 18세 참정권을 계기로 정치가 점점 더 어린 친구들에게도 다가가고, '정치는 나이 드신 분들이 한다'는 문화가 바뀔 수 있다고 본다."
- 마지막으로 꼭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8일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1.1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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