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연준 '테이퍼링 변수' 될까 [3분 미국주식]
미국 뉴욕 증권시장이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의 치명률과 감염력을 살피며 12월 장으로 들어간다. 블랙프라이데이 특수를 누릴 순간에 오미크론 확산 공포에 휩싸인 투자 심리를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지가 29일(한국시간) 밤부터 시작될 닷새의 뉴욕증시에서 지수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은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처음 발견됐다. 주요 확산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6일 오미크론을 변이 바이러스 분류 단계 중 최고 등급인 ‘우려 변이’로 지정했다.
오미크론 감염 사례는 영국 독일 벨기에 홍콩 이스라엘에서 보고됐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 정부는 아프리카 남부 8개국으로부터 유입을 불허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미국은 이 조치를 29일부터 발효한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라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시행된 봉쇄 조치가 세계적인 ‘빗장 걸기’로 확대된 셈이다.
오미크론을 놓고 ‘델타 변이보다 2배나 강한 전파력을 지녔고 기존 백신을 회피할 수 있다’는 우려와 ‘감염돼도 증상은 특이할 뿐 가볍게 나타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오미크론의 출현을 인지하고 보건 당국에 처음 보고한 남아공의사협회장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27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감염 증상에 대해 “특이하지만 가볍다”고 주장했다.
오미크론 출현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26일 아시아에서 유럽을 지나 북미까지 지구를 한 바퀴 돌며 각국 증시를 무너뜨렸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블랙프라이데이의 반나절짜리 장을 마감한 지난 27일 일제히 2%포인트대 낙폭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53%포인트 내린 3만4899.3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27% 떨어진 4594.62, 나스닥지수는 2.23% 하락한 1만5491.66을 각각 가리켰다. 다우지수의 일간 낙폭은 지난해 10월 28일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항공·여행주는 폭락했지만, 제약주는 급등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나스닥에서 329.63달러로, 20.57%(56.24달러)나 급등했다.
오미크론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속도를 높일 가능성을 암시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기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뒤 “노동시장을 지원하고 물가 상승의 고착화를 막기 위해 우리의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수단’이란 결국 금리 인상을 말한다. 내년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기거나 횟수를 늘릴 가능성을 드러낸 셈이다.
오미크론은 그 이후에 등장했다. 유럽의 코로나19 재유행이 오미크론 출현과 맞물려 내년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로 인해 테이퍼링 속도를 높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파월 의장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30일 상원, 12월 1일 하원에 각각 출석한다. 오미크론 변수에 대한 연준의 판단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상원 청문회를 통과하면 내년 2월부터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다.
미국의 11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실업률은 다음 달 3일 공개된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앞둔 연준이 테이퍼링 속도를 결정할 때 가장 비중 있게 참고할 지표 중 하나로 지목돼 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코노미스트 의견을 종합해 “11월 비농업 부문에서 58만1000명의 고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예상치는 지난 10월 고용 증가분(53만1000명)보다 5만명이나 많다. 긍정적인 고용 전망에 따라 내년부터 테이퍼링 가속이 힘을 받는 듯했지만, 오미크론이 새로운 변수로 돌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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