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오미크론, 공포와 희망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복제하지 못하면 변이하지 않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와 자기복제로 증식하는 것을 백신이 막아주는데, 그런 백신 접종률이 매우 저조한 남아프리카에서 다섯 번째 '우려변이' 오미크론이 등장했다.
오미크론의 변이 중 15개는 인체 세포와 처음 만나는 수용체결합영역에 몰려 있다.
델타는 이곳에 3개의 변이만 갖고도 놀라운 전파력을 보인 터라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델타의 다섯 배라는 추측이 나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복제하지 못하면 변이하지 않는다. 바이러스학의 이 상식은 다시 입증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들어와 자기복제로 증식하는 것을 백신이 막아주는데, 그런 백신 접종률이 매우 저조한 남아프리카에서 다섯 번째 ‘우려변이’ 오미크론이 등장했다. 학자들은 원형 코로나19의 직계 후손이라기보다 먼 친척에 가깝다고 말한다. 그만큼 많은 변이가 이뤄졌고, 상당수는 처음 보는 것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델타 변이의 두 배인 32개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이렇게 많이 바뀌려면 바이러스가 면역체계나 백신의 방해 없이 마음껏 복제할 수 있는 판이 깔려야 한다. 에이즈 등 면역결핍 상태로 감염된 누군가, 백신을 맞지 못한 채 감염돼 장기간 투병하던 누군가의 몸에서 만들어졌으리라 추정되고 있다.
오미크론의 변이 중 15개는 인체 세포와 처음 만나는 수용체결합영역에 몰려 있다. 델타는 이곳에 3개의 변이만 갖고도 놀라운 전파력을 보인 터라 오미크론의 전파력이 델타의 다섯 배라는 추측이 나왔다. 앞선 우려변이 가운데 돌파력(면역회피 기능)이 가장 센 건 베타였다. 작년 11월 발견된 베타는 델타에 완패해 지배종 자리를 내줬다. 당시는 인간이 거리두기를 한 지 1년쯤 됐을 때, 그러니까 바이러스 입장에선 돌파력보다 전파력이 중요했을 때였다. 인간이 백신을 맞은 지 1년쯤 된 지금, 오미크론은 베타의 변이 특성도 여럿 갖고 등장했다. 백신에 맞서는 돌파력에 특화된 건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걱정스럽지만, 패닉에 빠질 일은 아니다. 몇 가지 희망적인 상황이 있다. ①증상이 가벼워 보인다. ②사흘 만에 우려변이로 지정해 대응이 빨랐다(델타는 두 달 걸렸다). ③mRNA 백신은 변이에 맞춰 쉽게 재조합할 수 있다. ④곧 보급될 먹는 치료제의 원리는 이번 변이와 무관해서 게임체인저 잠재력이 여전하다. ⑤베타를 발견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연구팀이 이번엔 오미크론을 포착해 세계에 알렸다. 실시간 정보를 공유 중이다. 과학의 네트워크는 잘 작동하고 있으며, 과학자들이 다시 함께 뛰기 시작했다.
태원준 논설위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제가 죽으면 죄책감을 느낄까요”…극단선택 부르는 직장갑질
- 통영 욕지도 모노레일 도착 직전 탈선…8명 추락 부상
- “월 9만원 여성전용 임대주택, 이게 성차별 아닌가요?”
- 코인 과세 유예에 공제 한도 상향까지? 정부는 ‘놉!’
- “유명 래퍼가 내 집 알아내 몰카” 거짓글 쓴 20대 집유
- 할머니 무릎 꿇린 ‘갑질’ 미용실 점주, 비난 일자 사과
- [단독] 강남 유명 산부인과 신생아 확진… 산모들 ‘혼란’
- 영국서도 오미크론 감염자 2명 발생 “남아공 여행자”
- 필리핀서 악어랑 셀카 찍으려다…악어에 물린 남자
- 공포의 ‘오미크론’ 막는다…한국도 28일부터 입국 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