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성령 은사 좇다 더욱 황폐해진 마음.. 부활 복음으로 갈급한 마음 사라져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 다니다가 6학년 때 우연히 중고등부 수련회에 따라갔다. 너무나 뜨겁게 기도하는 모습에 큰 은혜를 받고 열심히 기도하다가 기대하지 않았던 방언을 받았다. 바로 선교사의 꿈을 품고 새벽기도에 나가며 집, 학교, 교회의 트라이앵글 같은 삶을 살며 중1때 친구 9명을 전도했다. 고등학교 때는 친구랑 1년간 점심시간에 운동장을 돌며 학교를 위해 기도했다. 감사하게도 다음 해 기독교 동아리가 생겼다. 20대엔 본격적으로 성령의 은사들이 일어나는 유명집회를 찾아다녔다. 환상과 꿈을 풀고, 질병을 치유하고, 미래를 예언해 주고, 기도를 받으면 쓰러지는 신세계에 빨려들었지만, 마음엔 늘 채워지지 않는 갈급함이 있었다.
그러다 금가루가 떨어지고, 금니가 생기는 집회를 찾아갔다. 사람들이 서로 입을 벌려 이빨을 확인하며 ‘이가 금으로 바뀌었다. 생니로 바뀌었다.’ 등의 얘기에 놀라 이가 썩은 친구와 며칠간 참석했지만 결국 우리는 썩은 이만 확인했다. 또 아프리카에서 온 목사님은 안수해 준다며 손수건을 가지고 나오라고 했는데 나는 윗도리로 안수 받고 그 옷을 아픈 사람들에게 올려놓고 기도했다. 성령의 은사가 일어나야 진짜고, 초대교회의 모습이라는 생각에 은사 집회를 더욱 사모했다. 그러나 시간이 가도 내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더 강한 체험을 해야 되나?’ 하며 더 유명한 집회들을 찾아다녔지만 나는 영적으로 황폐해져갔다.
그러던 어느 날, 나 같은 죄인을 살리기 위해 나의 옛 사람을 예수님과 함께 죽이고, 예수님과 함께 살리셨다는 십자가 사랑에 큰 은혜를 받았다. 그때부터 십자가 사랑에 빠져 만나는 사람마다 십자가 사랑을 전했다. ‘이명렬’ 하면 ‘십자가’로 통할 정도였다. 십자가의 은혜는 다른 무엇보다 훨씬 크고 오래 갔다. 그런데 또 시간이 지나며 뜨거운 감격은 서서히 식어지고 죄의 유혹과 온갖 문제 앞에 힘없이 무너지는 모습에 마음은 다시 급해졌다. ‘나는 왜 이렇게 갈급하고 늘 목마를까?’ 깊은 고민 해결을 위해 더욱 열심을 내며 은혜로 덮으려고 했지만 갈급함은 채워지지 않았다. 답을 찾지 못한 채 헤맬 때, 춘천한마음교회 소식을 들었다.
복음으로 확신에 찬 성도들을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고 곧바로 마음을 정했다. 그런데 목사님께서 계속 예수님의 부활을 말씀하셨고, 성도들도 입만 열면 ‘예수님의 부활이 믿음의 증거다. 요나의 표적 밖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너무 한쪽에만 치우친 거 아닌가?’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잘 아는 부활인데 이해도 되지 않고 저들과 온도 차이가 너무 커 다시 목사님 말씀에 집중했다. ‘자기 것이 강한 사람은 말씀을 받기 힘들다. 마음을 낮추고 성령님께 의뢰해야 된다.’는 목사님 말씀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으며 바닥까지 납작 엎드렸다.
얼마 후에 내가 존경하던 신학 교수님이 부활의 복음을 들으러 교회를 방문했다. 목사님께서 ‘복음, 공동체, 세계 복음화’의 주제로 평소처럼 부활을 전하시고 마지막에 젊은 성도인 서현숙 여자축구선수가 대광고등학교에서 전교생 앞에서 복음을 증거 하는 영상을 보여주었다. ‘어떻게 21살이 저렇게 담대히 복음을 전하지? 무엇이 저렇게 만들었지?’ 다시 온 마음으로 기도하는데, 성령께서 예수님의 부활을 선명하게 비춰주셨다. 그리고 십자가에서 도망간 제자들이 며칠 후 목숨을 걸고 달려 나가는 것을 보자 ‘부활이 정답이다’는 확신이 들었다. ‘야! 예수님이 진짜 부활하셨구나! 부활하신 예수님이 하나님이구나! 이분을 믿지 않고 내가 주인 된 죄를 회개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마음의 주인으로 믿어야 구원을 받는구나!’
하나님께선 다른 무엇으로 믿으라 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증거인 부활을 주고 가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신앙적 체험과 은혜, 느낌과 감정으로 채우려 했으니 내 믿음은 파도가 치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 모래성이었다. 예수님께서 ‘선지자 요나의 표적 밖에는 보일 표적이 없다.’고 하시는데, 나는 예수님 앞에서 ‘주님, 그거 말고 나를 만족시킬 수 있는 다른 표적을 주세요.’ 하는 악랄한 죄인이었다. 내가 얼마나 하나님 마음을 아프게 했는지가 선명히 보였다. 나는 바로 엎드려 통회하며 주님 앞에 굴복했다.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 되시니 갈급함이 사라지고, 오직 복음으로 제자를 삼는 사명만 남았다. 형제들과 함께 전철에서 하루에 천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부활을 전했다. 집은 인천, 학교는 대전, 일하는 곳은 서울, 교회는 춘천인 상황에서 네 곳을 바삐 오갔지만 성령께서 가는 곳마다 복음으로 제자를 삼고 작은교회를 세우게 해 주셨고, 그분들을 통해 또 다른 제자와 작은교회가 세워지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 10년간 교회훈련관에서 지내며 찾아오는 미국, 캐나다, 일본, 아르헨티나 등 각국의 사람들을 만나 복음을 전한 내 인생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을 보냈다. 곧 새로운 가정을 이루어 또 다시 새로운 역사를 쓰게 하실 주님을 기대한다. 주님 오실 때까지 부활의 증인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이명렬 성도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세계의 영성 작가] 마음속에 양날의 칼 ‘절대 반지’가 있다, 지금 떠나라 구원의 원정길을
- 위드 코로나 타고 직장인예배 기지개
- “예배·소그룹 모임, 또 다른 팬데믹 대비해 온·오프 병행해야”
- “사회적 합의 없는 차금법… 법만능주의 우려”
- “한국인 첫 목사 안수 김창식·김기범 목사를 아시나요”
- 교계 연합기관 연내 통합 사실상 무산
- “사학법, 기독학교 자율성 침해”… 내년 1월 헌법소원 낸다
- “목사님, 목공·사회적기업·양봉 어떠세요”
- 셀린 송 감독 “‘기생충’ 덕분에 한국적 영화 전세계에 받아들여져”
- “태아 살리는 일은 모두의 몫, 생명 존중 문화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