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00] ⑤ 대선 최대 러닝메이트, '종로 출마자'는 누구
'여성 거물급' 박영선·추미애도 거론
각자 이재명 후보 보완지점 있어
'정치 1번지' 종로의 보궐 선거는 내년 3·9 대선과 함께 치러진다. 정치권 대부분의 시선은 아직 대선에 쏠려 있지만, 물밑에선 종로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둘러싼 여야 신경전도 시작됐다.
종로가 윤보선, 이명박, 노무현 전 대통령 등 3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상징성이 큰 지역인 데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만큼 '누가 대선 주자와 러닝메이트가 될 것인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에서 종로 보궐선거 후보군 물망에 오른 이들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등이다.
내년 종로 보궐선거를 발판으로 차세대 잠룡 반열에 오를 수 있는 '정치 유망주'들로, 최근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가장 먼저 우선순위에 이름을 올린 이는 이미 종로에 터를 닦은 임종석 전 실장이다. 임 전 실장은 지난 총선 때부터 종로 출마를 준비했고, 현재도 종로에 살고 있다.
임 전 실장이 호남 출신에 민주당 내 주류 세력인 586 운동권 출신이라는 점이 '영남 출신의 당내 비주류'인 이재명 후보의 약점을 보완해줄 거라는 당내 기대감도 크다. 다만 임 전 실장이 나설 경우,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점은 당내 우려 사항으로 보인다.
박영선 전 장관은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 시장과 맞붙었던 만큼, 대선 3개월 뒤에 열리는 6월 지방선거에 도전할 가능성과 종로 출마 가능성이 함께 거론된다.
지난 9월 미국으로 출국해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수석전문위원 자격으로 체류 중인 박 전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일찌감치 지지하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지난 8월 말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박영선TV'를 통해 '선문명답(박영선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 5부작을 올리는 등 이재명 후보와 밀착 행보를 해왔다.
이 후보가 여성에 대한 호소력이 부족한 만큼, '거물급 여성 후보'가 종로에 러닝메이트로 뛰며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추미애 전 장관 역시 같은 맥락에서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민의힘에서는 원희룡·나경원·최재형 거론 물망에 오른 이준석 대표는 가능성 일축
국민의힘에서는 이준석 대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나경원 전 원내대표,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자천타천 종로 보궐선거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달 26일 "송영길 대표에게 전략적 모호성을 드리겠다"며 종로 출마 가능성을 열면서 본격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파장이 커지자 다음날 곧장 "상계동에 출마하는 게 제게는 큰 의미가 있는 행보"라고 정정했다. 그러면서 "라디오에서 농담조로 이야기한 것을 확대해석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후보군이 부족하고, 종로 선거가 어려워질 경우 이 대표가 직접 등판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지만, 현재로서는 이 대표가 출마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 이 대표 외에도 쟁쟁한 정치인들이 출사표를 내려고 대기하고 있는 데다, 이 대표가 세 번 도전한 '노원구 병'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 역시 지난 10일 라디오에서 "확실하게 안 나간다"고 못을 박았다.
반면 이번 대선 경선에서 탈락했지만 존재감을 드러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출마 가능성은 점차 커지는 모양이다.
원 전 지사는 경선 탈락 이후 윤석열 후보 선대위의 정책총괄본부장으로 선임됐다. 원 전 지사의 경우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와 비교적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며, 경선이 끝나기도 전부터 단일화를 비롯해 종로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선을 뛰며 '대장동 1타 강사'로 인지도를 쌓은 원 전 지사가 윤석열 후보와 함께 선거를 뛰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야권의 시선이다. 이준석 대표 역시 지난 10일 원 전 지사의 종로 출마설에 대해 "득표력이 좋은, 다시 말해 인지도가 좋고 인물이 좋은 사람이면 당연히 (보궐선거에)나와서 의석을 가져오는 건 의미가 있다"며 "원 전 지사같이 검증되고 능력 있는 분들이 한다면 당 대표로서 아주 환영한다"고 했다.
지난 당대표 경선에서 이준석 대표에 밀려 고배를 마신 나경원 전 원내대표 역시 유력한 종로 보궐선거 후보군 중 한 명이다. 나 전 의원의 경우 지난 서울시장 경선에서 오세훈 시장에게 석패한 거물급 정치인으로, 종로 지역구에 걸맞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결심할 경우, 지난 당대표 경선과 서울시장 경선 등 내부 경선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신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 경선을 계기로 본격 정치권에 데뷔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종로를 책임질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최 전 원장의 경우 단기간에 무게감 있는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여기에 '미담자판기'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이미지도 좋은 편이라, '역대급 비호감 선거'라는 이번 대선에서 윤 후보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을 거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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