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자를 '노예주인'으로 소개한 대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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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 스톤'을 본 적 있는가? 대영박물관에 가면 카메라 셔터가 가장 많이 터져서 대낮에도 반짝거리는 곳.
대영박물관에는 가장 많은 200개의 소장품이 있다.
2020년 5월 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종 불평등에 반대하는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 이후 최근에 대영박물관에 변화가 생겼다.
대영박물관은 그 설립자의 흉상을 받침대에서 제거하고 조금 작은 모습의 슬론을 '노예 주인'으로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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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young Jess 기자]
'로제타 스톤'을 본 적 있는가? 대영박물관에 가면 카메라 셔터가 가장 많이 터져서 대낮에도 반짝거리는 곳. 유리 가까이로 접근하기 위해 자기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곳. 고대 이집트어로 된 법령이 상형문자, 민중 문자, 고대 그리스어의 세 가지 문자로 번역되어 있는 화강암 덩어리.
▲ 로제타스톤 대영박물관에 있는 로제타스톤 |
ⓒ pixabay |
로제타 스톤이 유명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수천 년간 미스터리로 꽁꽁 묶여있던 이집트의 수수께끼들이 풀렸고 성서의 역사 또한 확증되고 밝히는데 큰 도움이 되었기 때문이다.
로제타 스톤은 1799년 나폴레옹 군대가 이집트 원정에서 로제타라는 마을에서 발견했다. 그 후 영국의 넬슨 함대가 프랑스의 원정 함대를 전멸시키면서 영국 런던으로 옮겼다. 이집트라는 나라에서 두 제국이(영국 vs 프랑스) 전쟁을 했다. 그리고 이집트의 보물이 빼앗겼다.
영국 대영박물관의 또 다른 자랑 중 하나는 '베닌 브론즈' 동판이다. 베닌 왕국은 약 1000년 전에 세워졌고 15~16세기 동안 권력과 부를 축적했다. 현재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남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 '베닌 브론즈' 동판 대영박물관에 있는 '베닌 브론즈' 동판 |
ⓒ Hyeyoung Jess |
대영박물관의 또 다른 자랑. 호아 하카나나이아(Hoa Hakananai'a) 혹은 모아이 석상. 2미터가 넘는 현무암 조각상이며 '세계의 배꼽'이라고도 불리는 라파 누이 섬(Easter Island, 이스터 섬)에서 온 것이다.
이곳은 천명의 숙련된 폴리네시아 항해자들에 의해 정착되었고 1888년 그 섬은 칠레에 합병되었다. 이 석상은 해군 제독에 의해 1869년 빅토리아 여왕에게 바쳐졌으며 빅토리아 여왕은 그 후 호아 하카나나이아를 대영박물관에 기증했다.
▲ 호아 하카나나이아 대영박물관에 있는 호아 하카나나이아 |
ⓒ Hyeyoung Jess |
런던에 있는 대영박물관은 이번이 다섯 번째 방문이다. 예전에는 '우 와'하고 신비롭게만 바라봤던 유물들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반짝이는 조명 뒤의 쓸쓸한 그림자가 유난히도 눈에 띈다.
로제타 스톤, 베닌 브론즈, 호아 하카나나이아 등 여러 유물들의 고국에서 영국에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 정부와 영국 사이의 계속되는 논란과 갈등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참고 대영박물관은 나이지리아 정부에 베닌 브론즈를 장기간 대여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 대영박물관의 설립자 한스 슬론 경은 1660년 아일랜드에서 태어났다. 의사면서 박물학자, 수집가였다. 1753년 92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그의 개인 수집품 7만 1000점의 공예품을 국가에 기증하면서 대영박물관이 시작됐다. 그의 수집품이 많을 수 있었던 이유는 자메이카 사탕 농장의 노예 노동력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다.
2020년 5월 미국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인종 불평등에 반대하는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 이후 최근에 대영박물관에 변화가 생겼다. 대영박물관은 그 설립자의 흉상을 받침대에서 제거하고 조금 작은 모습의 슬론을 '노예 주인'으로 소개했다. 그 옆으로는 처참한 노예무역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 한스슬론경 대영박물관에 있었던 한스슬론경 (2020년 전) |
ⓒ Pixabay |
▲ 한스슬론 대영박물관 한스슬론 2020년 바뀐 모습 |
ⓒ Hyeyoung Jess |
"우리는 그를 받침대(존엄)에서 밀어냈다. 우리는 아무것도 숨기지 말아야 한다. 치유는 지식이다... 역사에 관해서 진실성의 헌신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복잡하고, 때로는 매우 고통스러운 역사를 다시 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박물관이 달라졌다. 수백 년 동안 반짝거렸던 조명 뒤의 그림자가 살아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림자가 드러나면 피셔의 말처럼 매우 고통스러울 거다. 쓰라린 고통의 배를 탔을지라도 치유와 성장의 길로 향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리고 현재, 희망의 역사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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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다음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How UK museums are responding to Black Lives Matter/BBC News Nigerian artists offer swap for British Museum’s Benin Bronzes/The Times The British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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