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LA 공연장 갔더니..한글 현수막에 춤 파티 [쿡리뷰 in LA]
“베리 해피”(I’m very happy) “익사이티드!”(Excited)
사람들의 인파가 보랏빛 물결처럼 넘실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리스 소파이 스타디움.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년 만에 여는 오프라인 공연 장소로 택한 이곳은 일찍부터 모인 아미(BTS 팬클럽)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공연장에서 만난 전 세계 아미들은 BTS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온 몸을 꾸민 채 “신난다”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BTS가 리허설하는 소리를 공연장 바깥에서 들으며 리듬을 타던 사만사는 “실감이 안 난다. BTS가 저 건너편에 있다니…”라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BTS가 무척 그리웠고 지금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만사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아만다와 델라니도 “몹시 흥분된다”고 했다. “팬데믹(대유행) 이전에 몇 번 BTS를 본 적 있어요. 그런데 최근 몇 년간은 그들을 보지 못했죠. 지금 이 순간이 신나고 행복해요.”(델라니)
일곱 멤버 중 지민을 제일 좋아한다는 로버츠는 한국어로 직접 쓴 플랜카드를 챙겨 왔다. “이가 삐뚤어졌으면…. 치아가 곧으면…. 지민이의 미소는 언제나 가장 예쁜 미소입니다!” 자신이 한국어를 제대로 쓴 것인지 초조해하던 로버츠에게 마지막 세 줄은 완벽하다고 말했더니 다행이라는 듯 웃어보였다. 로버츠는 “BTS가 마침내 이곳에 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BTS의 모든 걸 사랑하지만, 그 중에서도 주변 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파하는 모습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적지 않은 아미가 LA로 향했다. 공연장 근처에서 만난 손윤아씨는 “처음에는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때문에 고민했지만 직접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에 LA행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손씨의 드레스코드는 ‘전통’. 한복을 입고 공연장을 찾았다. 그는 “BTS가 그랬듯, 외국 팬들에게 한국을 많이 알리고 싶어서 한복을 택했다”며 미소 지었다. 또 다른 한국인 관객 성모씨는 “선물”이라며 기자에게 정국의 포토카드를 건넸다. 한국인의 정이란 이런 걸까. 성씨는 “(공연에) 갈 수 있는 사람은 가서 응원해주자는 분위기가 팬들 사이에서 지배적이었다”며 “코로나19 관련 서류 등 준비도 철저히 했다”고 설명했다. 또 “어서 코로나19가 종식돼 BTS가 한국에서도 공연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왜 내 맘을 흔드는 건데~♬” “우와아아아!” 멀리서 들려오는 음악과 함성 소리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니, K팝 댄스 팀의 거리 공연이 눈앞에 펼쳐졌다. 두 팀이 번갈아 공연하며 실력을 뽐내자 흡사 ‘스트릿 우먼 파이터’ 아미 버전을 보는 것 같았다. 정식 공연이 끝난 뒤에는 댄서와 관객이 한 데 어우러져 무작위로 흘러나오는 K팝에 맞춰 춤을 췄다. ‘페이크 러브’(Fake Love), ‘쩔어’ 등의 무대에 관객은 “BTS뿐만 아니라 세븐틴, TXT(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엔하이픈 등 하이브 소속 보이그룹을 좋아한다”고 했다.
BTS는 이날을 시작으로 28일, 12월1~2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공연 티켓 28만여 장은 순식간에 매진됐다. 티켓 가격은 좌석 등급에 따라 75~450달러(약 9만~53만원)로 책정됐으나,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이 워낙 많아 온라인에 재판매 티켓이 1만달러(약 1200만원)가 넘는 가격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공연을 보러온 방문객이 늘자 인근 호텔 숙박비는 30~50% 넘게 올랐다.
택시 잡기도 하늘의 별따기다. 미국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제임스 진은 “멕시코 팬들이 BTS 공연을 보러 버스를 대절해 LA에 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귀띔했다. “오히려 한국인 관광객보다 미국 현지인들이 BTS 등 한국 문화를 더욱 좋아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브라질에 가족이 있다는 그는 “미국은 물론 브라질이나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에서도 BTS 인기가 대단하다”며 “예전에는 남미에 가면 ‘일본인이냐’ ‘중국인이냐’를 먼저 물어봤는데, 이젠 한국 사람이라며 반가워한다”고 말했다.
LA(미국)=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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