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도 놀란 '오미크론' 나비효과..文 '종전선언' 구상 최대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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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오미크론은 델타보다 더 위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아프리카 남부에서 위험한 새 변이비루스(바이러스) 급속히 전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오미크론 변이비루스는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갑작변이가 δ(델타) 변이비루스에 비해 2배나 많아 더 위험하고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이어 "새로운 변이비루스가 전파되는 데 대해 많은 나라들이 긴장해하며 경계심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TV도 전날 오미크론에 대해 "왁찐(백신)을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변이비루스"라고 소개했다. 북한 주민들이 접하는 노동신문, 조선중앙TV 등 대내 매체를 통해 경각심을 높인 것이다.
북한은 최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위드 코로나' 움직임에도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조선중앙방송은 지난 16일 "세계적으로 대유행 전염병 전파 상황이 또다시 심각하게 번져간다"며 "적지 않은 나라와 지역에서 방역 조치들을 때 이르게 완화한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보도했다.
교역 재개 조짐 때마다 '변이 바이러스' 발목
사실 지난 2년간 남북 및 북ㆍ미 대화를 꾸준히 가로막는 주요 걸림돌 중 하나는 코로나19였다. 국경 지대에 사살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는 등 코로나19 침투를 막기 위해 북한은 물리적 봉쇄를 택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북한도 자발적 고립으로 인한 경제난이 심각해지며 북·중 간 무역 재개의 조짐이 간간이 포착됐다. 하지만 그 때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해 발목을 잡았다. 지난 7월에도 북한 노동신문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나라의 방역 전선을 더욱 굳건히 지켜야 할 필요성을 다시금 자각하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 간 열차 운행이 이달 중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실제 이달 초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압록강 철교에 열차가 시험 운행하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지만, 다시 잠잠해진 상황이다.
박종철 경상국립대 교수는 현재 북ㆍ중 접경 지역 정세와 관련해 "단둥 인근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교역 재개에 상당한 차질이 생긴 게 사실"이라며 "모든 준비가 끝나 이달 중으로 예상됐던 북ㆍ중 철도 교역 재개 동향도 잦아들었고 당분간 북한이 수세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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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대북 구상도 연쇄적 차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나비 효과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종전선언 등 대북 대화 구상까지 미칠 수 있다. 정부는 북한이 먼저 중국과 당 대 당 인적 교류 등 정상적 외교 관계를 회복한 뒤 다음 수순으로 미국과의 대화 테이블에도 나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북한이 고립을 깨고 나올 첫 단계인 북ㆍ중 물자 교역조차 쉽게 재개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남ㆍ북ㆍ미ㆍ중 종전선언의 계기로 삼고 있는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비상이 걸렸다. 오미크론이 홍콩까지 퍼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중화권이 긴장 상태다.
이 추세라면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참여 인원이 큰 폭으로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선수단의 올림픽 출전 자격을 이미 정지 당한 북한이 정부 대표단을 보낼 가능성도 더욱 낮아진다. 미국의 동맹 및 우방국을 중심으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신종 바이러스마저 올림픽 흥행을 막는 새 변수가 된 셈이다.
이에 더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이탈리아 로마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직접 제안한 교황의 방북 구상도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요원해졌다는 분석이다.
박현주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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