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의 매력③] 연예인·AI 위협 아냐..성우들에게 필요한 '합당한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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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연예인 더빙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정재현 성우는 SNS를 통해 "노이즈 마케팅을 펼치더니 나온 '너의 이름은'의 캐스팅은 결국 유명 연예인의 이름으로 홍보하고 티켓을 팔겠다는 연예인 캐스팅"이라고 비판했으며, 심규혁 성우도 "타인의 연기를 따라 움직이는 그림에 감정과 타이밍을 맞추며 동시에 주도적 연기를 해내는 '더빙'은 결코 쉬운 분야가 아니다"며 "무대 연기와 카메라 연기가 다를 거란 생각은 하면서 마이크는 왜 쉽게 무시하는가"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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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연예인 더빙이 논란을 일으켰다. 기존에 공개 오디션을 통해 알맞은 사람을 기용하겠다고 밝혔던 ‘너의 이름은’ 측이 이 과정은 생략한 채 배우 지창욱과 김소현을 각각 타키와 미츠하 역에 캐스팅했기 때문이다.
전문 성우들도 반발했다. 당시 정재현 성우는 SNS를 통해 “노이즈 마케팅을 펼치더니 나온 ‘너의 이름은’의 캐스팅은 결국 유명 연예인의 이름으로 홍보하고 티켓을 팔겠다는 연예인 캐스팅”이라고 비판했으며, 심규혁 성우도 “타인의 연기를 따라 움직이는 그림에 감정과 타이밍을 맞추며 동시에 주도적 연기를 해내는 ‘더빙’은 결코 쉬운 분야가 아니다”며 “무대 연기와 카메라 연기가 다를 거란 생각은 하면서 마이크는 왜 쉽게 무시하는가”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었다.
한때는 성우들의 영역이었던 TV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도 연예인들의 참여가 늘었다. 지난 2007년 KBS ‘인사이트 아시아-차마고도’의 내레이션을 배우 최불암이 맡았고, 이것이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었다. 이후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에도 ‘스타 캐스팅’이 줄을 잇기 시작했다.
물론, 연기력이 필요한 분야인 만큼 이미지에 맞는 배우들이 배역을 잘 소화할 경우에는 문제 될 것이 없다. 다만 심규혁 성우의 말처럼, 성우들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성우는 더빙, 내레이션의 스타 캐스팅에 대해 “시청자, 관객들의 요구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는 없다. 팬덤이 형성된 분들이 할 경우 분명한 이점이 있지 않나. 성우들만의 영역이라고는 주장할 수 없다. 역할과 잘 맞는 연기를 해주는 경우라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성우가 등장해 성우들의 입지를 좁힐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성우들은 AI 성우에 대해서는 “별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디오 콘텐츠 제작사 보이스119의 대표이자 성우로 활동 중인 이경준 대표는 “AI 성우와 전문 성우, 두 버전의 오디오북을 모두 들어 본 독자들은 당연히 감정이 담긴 전문 성우 버전을 선택할 것이다. AI 성우가 활발해지면 오히려 성우들은 편해진다. AI 녹음을 할 때에는 책 전체를 읽지 않아도 되지 않나. 하지만 독자들이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시호 성우는 “AI 성우는 영혼이 없다. 성우들의 연기와 AI 성우의 역할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연기에는 영혼이 있어야 한다. AI가 그것을 대체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보다 성우들의 목소리에 대한 합당한 대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홍시호 성우는 “들여다보면 AI 성우는 필요한 분야에선 써야 하는데, 전환을 할 때 성우들의 목소리를 필요로 하면서 합당한 대우를 하지 않는 경우들이 있다. 성우들을 소모적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성우협회 또한 지난 22일 업계가 호황에 비해 제작에 참여하는 성우들의 처우는 제대로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글로벌 OTT 기업들은 시장 가격에 따라 성우료를 책정하지 않고 일방적인 권리양도 방식의 계약을 맺고 있다”고 주장하며 “성우들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글로벌 기업의 후려치기식 계약서에 사인하고 더빙 작업을 하고 있다. 토종 OTT들과 연대하고 정부 및 관계 기관에 시정 요구를 하는 등 (성우들의) 권리보호를 위해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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