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도 당황'.. 마이사 소환해 시청자 사로잡은 차승원
[김상화 기자]
▲ 지난 27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배우 차승원이 깜짝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
ⓒ MBC |
"이래서 차승원, 차승원 하는구나..."
배우 차승원이 소름끼치는 코믹+느와르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 잡았다. 지난 27일 오후 방영한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선 2000년대 싸이월드 BGM을 소재로 삼은 연말 콘서트 준비, 그리고 시리즈 형식으로 방영중인 'JMT 유본부장' 이야기가 그려져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다.
'Y'로 미니홈피 시절을 풍미했던 힙합 듀오 프리스타일을 비롯해서 싱어송라이터 윤하, 그리고 인기 프로듀싱팀 블랙아이드필승 등이 출연해 10여 년 전 음악 감성의 재소환으로 전반부를 채웠다면 후반부 내용은 배우 차승원의 깜짝 출연으로 독특한 볼거리를 마련해줬다.
▲ 지난 27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 MBC |
특히 'JMT 유본부장' 편은 20여 분에 걸친 차승원의 즉흥성 가미된 연기에 힘입어 앞서 흥겹게 진행되었던 음악 예능 '도토리 페스티벌' 편을 단숨에 압도해버렸다. 과거 <무모한 도전>시절부터 초대손님으로 인연을 맺고 즐거움을 제공해준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예전 출연과는 차별화된 내용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나타낸다.
유본부장(유재석 분)은 회사 신미나 전무(신봉선 분)와의 점심 약속을 위해 한 중국음식집을 찾았다. 그런데 자리엔 신전무 대신 낯선 인물이 이력서를 손에 들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JMT 터줏대감이라는 마상길 이사(차승원 분)였다.
평소 차승원과 방송을 통해 친분을 쌓아온 유재석으로선 올백 머리를 한 채 카리스마 내뿜는 모습을 보고 웃음 반 긴장 반의 표정을 내비치며 가시방석 같은 식사자리를 함께 하게 되었다. 여기서 차승원, 아니 마이사의 진가가 십분 발휘되기 시작한다. 스스로도 지금의 상황에 살짝 '현타'(?)가 오며 웃음을 참지 못하는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이내 감정을 추스리며 특유의 애드립 섞인 연기로 현장의 분위기를 장악해 버린다.
▲ 지난 27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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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깡패였냐?"는 유본부장의 질문에 살짝 감정이 틀어지기도 하지만 "연예계에도 있었고 ('최고의 사랑') 로펌에도 있었다('어느날')"라는 답을 내놓으며 출연 작품 속 그의 직업을 살짝 노출한다. 그런가 하면 "숙박업 같이했던('스페인 하숙') 유해진 과장과는 지금 사이가 틀어져서 안좋다"라는 말로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어진 식사 장면에선 무겁게 진행되던 느와르 영화 속 흐름을 180도 바꾸는 코믹 연기로 좌중을 웃게 만든다. 탕수육 부먹 vs. 찍먹을 놓고 유본부장과 신경전을 펼친 데 이어 느닷없이 짜장면 면치기를 선보이며 현장 속 유재석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 모두의 웃음꽃을 피우는 상황도 연출한다. 라인을 잘 타야 한다며 "나냐 신전무냐?"라는 협박성 발언 속에 마이사는 새로운 연봉 협상 제안으로 쩔쩔매는 유본부장을 쥐락펴락한다.
이날 <놀면 뭐하니?>에서 차승원이 들고나온 마이사 캐릭터는 올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낙원의 밤>을 통해 작품 시청자들을 사로 잡은 인물이었다. 영화 자체에 대해선 호불호 갈리면서 평가가 엇갈렸지만 '마이사' 차승원의 연기 만큼은 큰 이견없이 많은 이들이 찬사를 보낸 바 있다. 설령 넷플릭스를 정기 구독하지 않는 일반적인 <놀면 뭐하니?> 애청자들조차 별다른 정보 없이 맞닥드린 마상길 이사의 카리스마에 빠져들고 말았다.
▲ 지난 27일 방영된 MBC '놀면 뭐하니?'의 한 장면. |
ⓒ MBC |
사실 차승원은 최근 OTT 쿠팡플레이의 신작 시리즈 <어느날>에 출연했고 작품 홍보를 위해 <놀면 뭐하니?>를 비롯해서 같은 날 방영된 JTBC 골프 예능 <세리머니 클럽>에서도 초대손님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무려 16년 전 한여름 연탄공장에서 진땀 뺐던 <무모한 도전> 시절부터 유재석과 인연을 맺은 그는 이후 SBS <패밀리가 떴다>, MBC <무한도전>, tvN <일로 만난 사이>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호흡을 과시한 바 있었고 이날 방송에서도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하기에 이른다.
화면 말미 유본부장에게 깜짝 볼뽀뽀를 한 그는 "어느날 보자고"라는 말로 깨알 같은 드라마 홍보에 온 정성을 기울였다. 배우들이 자신의 출연작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예능에 얼굴을 내비치는 건 흔한 일이긴 하지만 이날 차승원의 행동 하나 하나는 '좋은 배우'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느와르 영화를 방불케하는 그의 명연기는 모처럼 TV를 시청하던 많은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그의 존재 가치를 인식시킨 것이다.
뿐만 아니라 등장 초반과 다르게 방향성이 모호했던 'JMT 유본부장' 시리즈의 세계관을 탄탄히 구축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줬다. 차승원은 홍보라는 기본 목적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치를 동시에 증명하면서 모처럼 출연한 토요일 예능에서 시청자들의 든든한 지지를 받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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