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글로벌 패션왕은 '오징어 게임'.. '블핑' '엑소' 멤버는?
유지연 2021. 11. 28. 09:00
영국의 패션 검색 플랫폼 리스트(LYST)의 ‘2021 패션 리포트’가 공개됐다. 한 해 동안 사이트에 방문한 쇼핑객 1억 5000만명이 플랫폼에서 검색한 내용과 조회 수, 판매량 등을 종합한 보고서다. 올해 패션 업계의 이슈부터 주목할 만한 인물, 내년 패션 시장 예측 등 주목할만한 부분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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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패션과 일상 회복
백신이 도입되고 단계적 일상 회복이 이뤄졌던 한 해였지만 코로나19의 영향은 계속됐다. 이에 여전히 스마트폰 등 스크린 너머 비대면 패션이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디지털 패션쇼가 일상화했고, 쇼핑 정보를 얻거나 물건을 사는 것도 온라인에서 이루어졌다.
현실에서 입을 수 없는 가상 의류도 등장했다. 구찌·루이비통·발렌시아가 등이 게임 캐릭터를 위한 가상 의류를 선보였다. 게임 ‘포트나이트’와 협업해 출시한 발렌시아가의 디지털 패션 아이템이 출시된 직후 리스트 사이트에선 발렌시아가 검색이 49%, ‘발렌시아가X포트나이트’ 검색이 72% 급증했다.
2000년대 초반 유행했던 세기말 패션인 ‘Y2K 패션’이 또다시 전성기를 누렸던 한 해였다. 본 더치, 주시 꾸뛰르 등의 의상을 입은 미국의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 패리스 힐튼 등이 화제를 낳았다.
Y2K패션 해시태그(#)는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2억20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리스트 사이트에서 Y2K에 대한 검색도 전년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했다.
Y2K패션 해시태그(#)는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2억20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리스트 사이트에서 Y2K에 대한 검색도 전년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일상 회복이 가시화하면서 억눌렸던 소비 심리도 폭발했다. 특히 집에서 편하게 입는 회색·흰색 등 무채색 일색이었던 옷장이 다채로운 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핫핑크·오렌지·노란색·녹색 의류 수요가 191% 증가했다.
‘대담한 보석’ ‘다채로운’ ‘구슬로 만든’ ‘무지개’ 등의 화려한 꾸미기와 관련한 단어 검색도 545% 급증했다. 미니스커트와 드레스 등 외출복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지난해 대비 검색량이 221% 증가했고, 5월부터는 하이힐 검색도 눈에 띄게 늘었다.
‘대담한 보석’ ‘다채로운’ ‘구슬로 만든’ ‘무지개’ 등의 화려한 꾸미기와 관련한 단어 검색도 545% 급증했다. 미니스커트와 드레스 등 외출복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지난해 대비 검색량이 221% 증가했고, 5월부터는 하이힐 검색도 눈에 띄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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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발 유행, 패션계 흔들다
주로 집에서 TV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넷플릭스 콘텐트들은 패션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연초에는 19세기 영국 귀족 사회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브리저튼’이 화제가 되면서 ‘리젠시코어(regencycore)’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화려하고 풍부한 장식이 특징인 리젠시 시대의 의상이 사람들의 스타일에 영감을 줬으며, 리스트 사이트에서도 때아닌 ‘코르셋’ 검색이 23% 증가했다. 리젠시코어 용어 자체로 10만개 이상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이 생성될 만큼 파급력이 컸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핼러윈 시즌을 강타했다. 리스트에서 운동복을 검색한 사람들은 97% 증가했고, 극 중 경비원들이 입고 나온 붉은색 보일러 슈트(상·하의가 붙어있는 한 벌 옷)를 검색하는 이들도 62% 증가했다. 번호가 적힌 흰색 티셔츠도 35% 증가했다. 오징어게임 참가자들이 신는 신발 브랜드 ‘반스’의 흰색 슬립온(끈 없이 입고 신는 신발)의 검색은 97% 증가, 가장 많이 본 스니커즈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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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셀럽의 패션 영향력
올해 패션에 영향을 미친 음악 부분에서는 걸그룹 ‘블랙핑크’ 리사의 솔로 앨범이 꼽혔다. 지난 9월11일 리사가 미국 토크쇼 ‘지미팰런 쇼’에 입고 등장한 모조 다이아몬드 장식 티셔츠와 아디다스 슈퍼스타 신발에 대한 관심은 검색량 증가로 이어졌다. 또 두 번째 싱글 곡인 ‘머니’의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이탈리아 브랜드 ‘문부츠’는 뮤직비디오 공개 후 일주일 만에 검색량이 369%나 늘었다.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멤버 카이는 올해 패션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혔다. 젠데이아, 두아리파, 릴 나스 엑스, 헤일리 비버, 저스틴 비버, 리한나, 해리 스타일스, 제니퍼 로페즈, 레이디 가가 등과 함께 총 10명이 리스트에 올랐다. 카이는 지난 2월 구찌와 협업해 자신의 이름을 딴 컬렉션을 냈으며, 출시 직후 매진 행렬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온라인에서 구찌의 검색도 264% 급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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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편안한 출근복’이 대세
리스트는 내년 패션계를 예측하면서 ‘미래’에 대한 화두를 꺼냈다. 우주 관광 등 미래와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디자인 역시 미래지향적 요소를 더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아디다스의 이지 폼, 나이키의 고플라이즈, 컨버스의 런스타하이크 등 파격적인 실루엣과 형태의 운동화들이 그 예다. 크록스가 신발 디자이너 살레헤 벰버리와 협업한 컬렉션처럼 특유의 곡선 패턴을 입체적으로 살린 운동화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봤다.
또 재택근무에서 사무실로 돌아가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면서 출근복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 18개월 이상 동안 사람들이 편안한 옷차림에 익숙해진 만큼, 이 기조를 따르면서도 조금 더 격식을 갖춘 의상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봤다. 예를 들어 오버사이즈 수트나, 부드러운 라인이나 소재를 지닌 정장들이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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