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 같은데.. 전립선비대증약 쪼개서 탈모약으로 써볼까?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1. 11. 27. 14: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게뭐약]용량 달라 효과 기대 어려워.. 기형아 유발 위험만 커져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탈모치료제, 발기부전 치료제 대용으로 사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이후 남성에게 흔하게 발생한다. 전립선비대증이 생기면, 전립선이 커지며 방광 하부를 막고, 전립선 평활근을 조절하는 신경이 방광 하부를 막아 소변을 보기 어렵다. 전립선비대증은 약물치료 효과가 좋은 편이라, 제때 적절하게 사용하면 수술 부담도 덜어준다고 알려졌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에 대해 정확히 알아보자.

성분 같은 전립선비대증 약과 탈모약, 전립선비대증 약 탈모치료약으로 먹어도 될까?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약은 ▲전립선 성장 물질을 억제하는 '5 알파(5-α) 환원효소 저해제' ▲방광을 막는 전립선 평활근의 신경을 차단하는 '알파(α) 차단제' ▲방광 과민성을 줄여주는 '항콜린제'이다. 5 알파 환원효소 저해제에 해당하는 약 성분으로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가 있는데, 이 성분은 탈모치료제 전문의약품으로도 사용된다. 그 때문에 보험급여가 되는 전립선비대증 약을 처방받아 탈모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려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한국병원약사회 정희진 홍보위원(울산대학교병원 약제팀 약사)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와 탈모치료제는 성분이 같지만, 용량이 다른 약이다"며 "5 알파 환원효소 저해제인 피나스테리드는 탈모약에 1mg이 들어 있지만, 전립선비대증 약에는 5mg이 들어 있다"고 밝혔다. 정 약사는 "5mg로 생산된 약은 아무리 잘 분할해도 1mg을 정확히 맞추기 어려워 탈모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분할 과정에서 발생한 피나스테리드 가루는 가임기 여성이 접촉할 경우 기형아 출산 등의 위험이 생긴다"고 말했다.

두타스테리드는 전립선치료와 탈모치료에 사용하는 용량이 같아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지만, 이 약은 전립선암 진단 시기를 놓치게 할 위험이 있다. 정희진 약사는 "두타스테리드를 사용하면 전립선 수치가 낮아져 초기 전립선암 환자의 진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가 처방한 목적 이외의 용도로 약을 쓰게 되면 다양한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약 성분이 같다고 해서 다른 목적으로 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립선비대증 약 먹으면서 탈모약 따로 먹는 건 괜찮을까?

그렇다면 전립선비대증 약과 탈모 약을 각각 복용하는 건 가능할까? 정답은 '아니다'이다. 정희진 약사는 "전립선비대증 때문에 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탈모치료제 복용은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만일 전립선비대증 약을 복용하는 중 탈모 치료가 필요하다면 외용제를 사용해볼 수 있다.

정 약사는 "미녹시딜 5% 외용제를 하루 두 번 두피에 뿌리고 마사지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외용제 탈모치료제는 많이 뿌린다고 치료 효과가 더 빨라지지 않고, 오히려 혈압이 떨어지거나 맥박이 빨라지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니 꼭 정량을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분·용량 같은 전립선비대증 약, 발기부전치료제 대용으로 사용 가능할까?

발기부전 치료제로 더 익숙한 '타다라필'은 5 알파 환원효소 저해제로 전립선비대증 치료에도 사용된다. 차이가 있다면, 발기부전 치료제에는 타다라필이 5mg~20mg, 전립선비대증 약에는 5mg 들어 있다. 전립선비대증 약은 타다리필 외에도 알파 차단제가 복합제로 들어 있다.

각 치료제의 차이도 있지만, 타다라필 약물 자체의 위험성 때문에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를 발기부전 치료제 대용으로 사용하거나, 반대로 사용해선 안 된다. 타다라필은 경우에 따라 심장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이 있는 약이다.

정희진 약사는 "타다라필을 발기부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할 때는, 성행위로 인한 심장질환 위험이 있기에 처방 전 심혈관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고 나서 처방이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이어 "타다라필은 사용 후 발기가 몇 시간 동안 계속되는 등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성 기능 영구 상실이 일어날 수 있다"며 "때문에 돌발상황 대처를 위한 사전 복약지도가 필요한 약인데, 이를 다른 용도로 처방받거나 사용하면 대처법을 알 수 없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약사는 "타다라필은 어떤 목적으로 처방되느냐에 따라 미리 받아야 하는 검사나 주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의 판단 없이 혼자서 사용 목적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립선 건강에 좋다는 쏘팔메토, 정말 효과 있을까?

쏘팔메토는 전립선비대증 증상 개선, 전립선 건강에 효과가 좋은 건강기능식품 성분으로 알려졌다. 그 때문에 전립선비대증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쏘팔메토 성분 건강기능식품이나 일반의약품만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문가는 쏘팔메토가 전립선비대증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전한다.

정희진 약사는 "쏘팔메토는 전립선 비대증 치료 효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매우 부족하고, 부작용이나 상호작용 등에 대한 연구자료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정 약사는 "초기에는 쏘팔메토의 긍정적인 연구결과가 두드러져 많이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단일 요법이나 병용요법을 사용해도 치료에 큰 이득이 없어서 권장 치료요법에서 제외되는 추세이다"고 말했다.

전립선 건강에 도움되는 영양 성분은 없을까?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비타민D와 아연은 어떨까. 두 성분은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정희진 약사는 "아연은 항균 효과가 있으며, 전립선비대증 세포조직의 증식을 억제하고 세포 괴사를 일으킨다는 최신 연구결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타민D는 전립선 조직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아연과 비타민D는 전립선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립선 건강을 생각한다면 특정 성분을 섭취하기보단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정희진 약사는 "전립선 비대증은 노화와 남성호르몬이 주원인이라 이것들을 막을 수는 없지만, 술을 피하고 육류섭취를 줄이는 등 생활습관을 바꿈으로써 간접적인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 Copyrights 헬스조선 & HEALTH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